[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외산 게임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빠르게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다양한 환경 변화와 함께 '방치형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틈타 중국 게임이 빠르게 차트를 석권하고 있다.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현황[사진=다올투자증권 리포트 캡처] |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기준 중국 게임사 조이나이스게임즈가 지난달 출시한 방치형 게임 신작 '버섯커키우기'가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중국 개발사 퍼스트펀의 하이퍼캐주얼 신작 '라스트 워: 서바이벌'도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5위를 차지했다.
버섯커 키우기는 전형적인 방치형 게임이다. '버섯'과 '버서커'가 조합된 버섯커 키우기는 흑마룡의 마법으로 버섯이 된 인간이 본래 인간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한 육성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방치형 게임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자동으로 움직이며 동작을 수행하고, 플레이어는 자원을 모아 캐릭터를 강화하는 장르다. 게이머들은 시간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캐릭터가 알아서 크기 때문에 단순하고 손쉽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방치형 게임을 포함한 캐주얼 장르의 반등세가 급증하고 있다. 방치형 게임은 손쉬운 조작법과 짧은 플레이 시간으로도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어, 단순하고 간편한 게임성으로 인해 각광 받고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개발에도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아 기간과 비용 측면에서 큰 부담이 없는 데다가, 투입 자본 대비 수익성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보다 높아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방치형 게임에 뛰어들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17일 글로벌 시장에 방치형 게임 '소울 스트라이크'를 선보였다. 위메이드커넥트는 앞서 지난해 11월 '서먼헌터 키우기'를 출시한 바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9월 유명 지식재산권(IP)인 '세븐나이츠'를 소재로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했다. 엠게임은 지난해 8월 '퀸즈나이츠'를 시장에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방치형 게임이 스낵컬처가 유행하고 있는 콘텐츠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부합해 가볍고 부담없는 플레이와 지식재산권(IP)이 지닌 장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성과 재미는 물론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중심으로 쇼츠나 릴스 같은 소비 시간이 짧은 스낵컬처가 트렌드로 떠올랐다"며 "방치형 RPG의 경우 이들과 마찬가지로 짧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충분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니즈에 부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 변화에 따라 수요자와 공급자의 니즈가 만나게 되었고, 특히 '효율성'과 '성장'에 집중한 키우기 게임들이 주목 받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게임 시장은 오랜 시간 집중해 즐기는 게임과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해 즐기는 게임으로 더욱 나뉘어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쏟아지는 디지털 콘텐츠(OTT, 웹툰, 유튜브, SNS 등)가 많은 시대여서 MZ세대 게이머들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이들은 게임플레이도 포기할 수 없다. 방치형 게임은 다른 디지털콘텐츠를 향유하면서,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철이나 버스 이동시간에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방치형 게임은 게임 플레이만을 위해 집중을 덜 하면서 여타 디지털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변화는 콘솔 게임 성장에 따른 모바일 게임의 역할 변화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 역시 AAA급 게임은 콘솔로 플레이하고 모바일 게임은 더욱 가벼워지는 추세로 변화 중이라고 판단한다"며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스낵 컬처를 선호하는 컨텐츠 소비 행태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스팀 덱, 닌텐도 스위치 등 휴대 기기를 통해서 AAA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핸드헬드 게임 시장의 성장으로 모바일 게임의 게임성은 퍼즐, 하이퍼 캐주얼, 방치형 RPG 등으로 경량화되는 경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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