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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 4.6조 삭감 후폭풍…R&D 전담기관 협약변경 놓고 '전전긍긍'

기사입력 : 2024년01월17일 10:22

최종수정 : 2024년01월17일 10:42

기정원·산기평·연구재단·IITP 대응 골몰
산하 별도 대응팀 신설·민원 청취 진행
R&D 기업·기관 소송 제기 가능성 높아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올해 국가 R&D 예산이 4조원 넘게 삭감되면서 현장에서 연구기업 및 기관을 관리하는 전담기관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 예산이 축소된 만큼 사업별 협약을 변경해야 하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21일 본회의를 열고 '2024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의결·확정했다.

당초 정부는 R&D 예산으로 지난해 대비 5조2000억원 삭감한 25조9000억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국회는 정부안 대비 6000억원을 증액해 결론적으로 4조6000억원을 감액했다.

◆ 올해 R&D 예산 4.6조 급감…연구현장 우려가 현실로

우려됐던 R&D 석박사급 인재 등에 대한 인건비나 청년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이 다소 개선됐을 뿐 전반적인 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된 것이다. 

정부와 국회의 일괄적인 R&D 예산 감축에 R&D 전담기관들은 당장 올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연구기관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협약 변경'을 해야만 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3.12.21 pangbin@newspim.com

R&D 사업의 상당규모가 다년도 사업이기 때문에 갑작스런 예산 감축에 당초 지급하기로 협약한 예산을 조정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해당 연구기업이나 연구기관이 축소된 예산에 대한 협약 변경을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한 연구기업 관계자는 "이미 올해 지원받을 예산을 토대로 개별적으로 투자를 해놓은 상황"이라며 "갑자기 예산을 줄여버리면 연구기업은 어떻게 하냐,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느냐"고 따졌다.

◆ R&D 전담기관들도 '아우성'…수천개 업체와 협약 변경해야

R&D 전담기관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실상 수요기업이나 기관이 소송에 나서게 된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이를 대비해 실제 중소기업의 R&D 전담기관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은 사업관리단에 '협약관리팀'을 신설해 이번주부터 운영중이다. 협약변경을 수용하지 않는 연구기업이 상당수 나타날 것을 고려해 법무팀을 통합할 계획도 있긴 했으나 현재는 기존 조직을 변경하지 않고 법률 지원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정원 한 관계자는 "사실상 올해 4000억원 넘게 R&D 예산이 줄어들어 협약 변경을 해야만 하는 기업만 5000여곳에 달한다"면서 "대상이 되는 연구기업이 협약 변경을 모두 수용해 줄 것인지에 대해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역시 이번주부터 연구기관 및 기업을 대상으로 민원 청취에 나서고 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사업비를 절반 가량 줄여서 일단 따지러 갈 것"이라며 "이의신청을 해서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면 삭감된 예산 규모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분 예산을 회복시켜줄 것이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세종 사옥 전경 [사진=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2021.04.30 jsh@newspim.com

기초과학과 정보통신기술 분야에 대한 R&D를 전담하는 기관인 한국연구재단(NRF)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역시 삭감 예산에 대한 민원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담기관의 관계자는 "최대한 협약변경이 될 수 있도록 대상 기업이나 기관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며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기업 한 관계자는 "R&D를 차질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예산을 사수해야 한다"며 "당연히 협약 변경의 절차적인 문제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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