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 8회 연속 금리 동결...시장금리 하락 기대감 여전
한달새 은행채 5년물 0.2%p, 고정형 주담대 1%p 하락
인하 기대심리 선반영...금융당국 가계대출 관리도 변수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8회 연속 동결하며 대출금리 하락 기대감 역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긴축 종료 기대감이 시장에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어 대출금리 추가 인하 기조가 제한될 것이란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2·4·5·7·8·10·11월에 이어 8회 연속 동결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가 사실상 종료됐다는 기대감과 국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금리는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은행들이 혼합형 주담대 준거금리로 삼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12월 11일 4.066%에서 10일 현재 3.844%로 0.222%포인트(p) 떨어졌다.
이에 고정형 주담대는 시장 상황을 선반영해 금리 하단이 3% 중반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전날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40~5.45%였다. 지난달 1일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 연 4.39~6.72%보다 금리 상·하단이 각각 1%p 이상 내렸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1.11 photo@newspim.com |
한은이 기준금리를 8회 연속 동결하며 대출금리 하락 기대감은 여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차주(대출자)의 대출이자 부담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이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더라도 최근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선반영된 만큼 본격적인 금리인하 전까지 대출금리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은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를 사실상 공식화했지만 기존 시나리오대로 5월 첫 금리인하를 전망한다"며 "시장금리 관점에서 1분기 금리인하가 없다면 현재 레벨에서 추가 하락을 도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3%대에 머물고 있는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는 점도 대출금리 추가 하락을 제한할 변수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전 금융권의 모든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면밀한 관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은행들도 한도를 줄이고 심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금리 결정 과정에서 물가보다 오히려 가계부채가 더 변수가 될 수 있다"며 "가계빚 증가세를 감안하면 대출 금리를 빠르게 내리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확인한 후 이르면 2분기부터 4분기 사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는 2분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돼 올해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연 2.75%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3분기와 4분기에 0.25%p씩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내년 0.5%p 추가로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10월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예측했고, LG경영연구원도 물가가 올해 하반기 2%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고 금리 인하는 4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봤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