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8회 연속 금리 동결
가계부채·부동산 PF 등 금융안정 감안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3%대 국내 물가 상승률과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을 고려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8회 연속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오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2·4·5·7·8·10·11월에 이어 8회 연속 동결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도는 상황이라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6%다. 지난해 12월만 보면 3.2%다. 모두 한국은행이 목표로 하는 2.00%를 웃돈다.
지난해 가계대출이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금융 불안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모든 금융권 가계대출은 2022년말 대비 10조1000억원 증가했다. 태영건설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신청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4.01.11 ace@newspim.com |
더욱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세 둔화 등 내수 경기도 점검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유지하며 가계부채와 부동산 PF 안정화 조치를 취한다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한 영향 점검 필요, 물가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국은행이) 3%대 높은 물가 상승률과 가계부채, 대외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인하 논의는 섣부르다는 의견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긴축 기조를 유지한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원화 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현재 한·미 금리 격차는 2.00%포인트(p)다. 미국 연준이 연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금리 인하 시점은 안갯속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권은 국내보다 대외 상황에 좀 더 치우쳐 있다"며 "국내 경기가 대외 사정보다 특별하게 처지지 않다면 굳이 인하를 먼저 시행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금통위원 만장일치 결정 여부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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