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물가 상승률에 기준금리 8연속 동결
"고금리 장기화에 소비 둔화 우려"
"태영건설 사태, 부동산 위기로 번질 가능성 낮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등 현 경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못을 박았다. 다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2~3분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감이 과하냐는 질문에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창용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지속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며 지난해 11월(금통위 회의)에 비해 유가 상승 가능성이 낮아졌고 하마스 사태 등 대외 경제 불안 리스크도 완화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1.11 photo@newspim.com |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 부진과 중소기업 어려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유보분 9조원을 활용해 주점업과 부동산업을 제외한 모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저리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소비는 전망보다 다소 둔화해 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며 "고통스럽지만 통화정책을 통해서 물가를 낮춰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시공능력 순위 16위인 태영건설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신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및 건설업 위기로 갈 확률은 낮다고 이 총재는 분석했다.
이 총재는 "한은은 특정 산업이나 특정 기업 위기에 대응하지 않는다"며 "태영건설이 부동신 위기 시발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태영건설은 부동산 PF 위험 관리가 잘못된 경우로 태영건설 사태가 부동산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적다"며 "질서 있게 구조조정을 하면 한국은행이 나서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밖에 고금리를 유지해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억제해 중장기적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내놓은 신생아 특례대출이 주택시장을 자극해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 예측이 가계대출에 영향을 주며 고금리 장기화로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기대심리를 주는 게 중요하다"며 "신생아 특례 제도 자체는 좋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본인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돈을 빌려주는 게 좋은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DSR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