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무선통신 산업 경쟁 완화 전망
후불요금제 가입자 순증가세 개선 기대
광대역망 가입자 증가세 AT&T 추월
이 기사는 1월 6일 오후 11시51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월가 투자은행(IB) 키뱅크 캐피털 마켓츠는 지난 2일 "새해, 새로운 버라이존"이라는 제목의 투자 메모에서 올해 무선통신 시장의 경쟁 부담이 완화된 가운데 모바일 후불요금제 가입자의 순증가세가 한층 가팔라질 수 있다며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종목명: VZ)에 대한 투자의견을 '섹터 비중'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 수준인데다 높은 배당수익률로 배당 매력이 커지고 있는 버라이존에 대해 키뱅크는 긍정적인 2024년 전망을 근거로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를 45달러로 제시했다. 5일 종가인 40.20달러에서 12% 추가 상승을 점친 셈이다. 버라이존의 광대역 초고속인터넷(브로드밴드) 가입자 증가세가 경쟁사 AT&T(T)를 크게 앞지르는 점도 지적했다.
버라이존 매장 [사진=블룸버그] |
브랜든 니스펠이 이끄는 키뱅크 애널리스트들은 "2024년이 버라이존의 최근 역사상 최고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후불요금제 가입자 증가, 안정적인 서비스 해지율, 디바이스 프로모션 감소, 이용자당 평균 매출(ARPU) 증가, 자본지출 감소 등을 긍정적 전망의 이유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보합 수준이었던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이 올해 2% 이상 증가해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빠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가치(EV, 시가총액+순차입금)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포워드 EV/EBITDA)이 6.25배로 3년 평균인 6.9배에 비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밸류에이션 매력도 강조했다.
특히 매월 요금이 반복적으로 청구되는 모바일 후불요금제 가입자 증가세가 업계 평균 이상의 속도로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주목할 만하다. 후불요금제 시장에서 버라이존의 점유율은 2019년 41% 이상에서 2023년 약 36%로 감소했는데, 키뱅크는 앞으로 가입자 순증가세가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로드밴드 모멘텀도 장점이다. 키뱅크는 브로드밴드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통신 사업자들이 케이블 사업자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버라이존은 5G와 파이오스(Fios, IPTV 서비스)를 포함하여 2023년 100만개 이상의 연결을 추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AT&T는 지난해 전체적으로 브로드밴드 연결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2024년 무선통신 업계의 경쟁 강도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에서 배당과 부채 상환에 필요한 상당한 수익 창출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월가에서는 올해 버라이존의 잉여현금흐름이 190억달러로, 시가총액의 11.5%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 지급이 위태롭지 않을 정도로 현금 흐름을 잘 관리한다는 점에 월가는 점수를 준다. 2023년 첫 9개월 동안 버라이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 감소했으나 잉여현금흐름은 146억달러로 18% 증가했다. 이처럼 탄탄한 현금 흐름 창출을 통해 버라이존은 부채를 상환하고 배당을 지급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6.62%인 배당수익률은 다우지수에 편입된 30개 종목 가운데 최고 수준이지만 지속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버라이존이 2024년 부채를 줄이고 2025년에는 자사주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일 뉴욕증시 장 마감 후 울프 리서치는 버라이존의 목표주가를 월가 최고가인 46달러(14.43% 상승 전망)로 제시하면서 '동종업체 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투자등급을 높였다.
울프 리서치의 피터 수피노 애널리스트는 버라이존의 주요 지표 개선, 자본지출 감소, 레버리지 감소와 함께 업계의 '질서 있는' 세분화를 투자의견 업그레이드의 근거로 삼았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볼 때 휴대폰 업그레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망과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고객 이탈률 덕분에 빅3 통신사가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을 감당하기 수월해졌다고 울프 리서치는 진단했다.
회사 차원에서 볼 때는 향후 몇 분기 동안 고객 이탈률, 이용자당 평균 매출(ARPU)을 개선할 수 있는 버라이존의 C-밴드 투자와 새로운 소비자 부문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피노는 "5년 전 버라이존과 AT&T 주식을 샀다면 배당금을 포함한다 해도 지금쯤 손해를 봤을 것"이라며 일부 투자자가 이들 주식에 회의적인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저평가된 업계 경제"가 버라이존에 대한 자신의 전망을 뒷받침한다면서 "자본지출 감소, 레버리지 감소, 매출 성장세 개선, 월가의 수익 추정치 상향 조정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AT&T 매장 [사진=블룸버그] |
울프 리서치 또한 버라이존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이 평가했다. 수피노 애널리스트는 버라이존의 주가가 2024년 예상 EBITDA의 6.3배, 예상 순이익의 8.9배에 거래되는 점을 언급하며 "버라이존의 위험 대비 보상 매력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썼다.
수피노는 업계의 5G 네트워크 구축이 거의 완료됨에 따라 네트워크 투자에 필요한 자금이 줄어들면서 이동통신사들의 재무제표가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는 한편 이들이 역사적으로 낮은 고객 이탈률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휴대폰 업그레이드 욕구로부터 수혜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버라이존은 디레버리징 추세가 확립된 가운데 실행력이 개선되고 있으며, 무선통신 서비스뿐만 아니라 광케이블과 고정 무선 광대역 사업을 포함한 성장 사업에서 매출의 67%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배당주는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감이 낮아 외면받기도 하지만 올해처럼 금리가 차츰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유리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특히 버라이존은 강력한 현금 흐름과 높은 배당수익률의 조합으로 인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종목이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