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여 톤 반입해 200여 톤 부두·도롯가에 방치
[고흥=뉴스핌] 오정근 기자 = "생물은 통영시에서 따 먹고 굴패각(폐기물)은 왜 여수와 고흥에 버리는 것인가."
전남 고흥군 포두면 '동래도항' 부두와 인근 도롯가에 200여 톤의 굴패각(폐기물)을 불법으로 방치한 업체가 군에서 지도·점검에 나서자 수일 만에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고흥군 포두면 동래도항 부두에 코팅사가 함유된 굴패각이 불법으로 방치되어 있다.[사진=오정근 기자] 2024.01.05 ojg2340@newspim.com |
5일 뉴스핌의 취재를 종합하면 고흥군 소재 A회사(폐기물 중간재활용업, 수산부산물 재활용업)가 지난해 12월 23일과 27일 각각 3500여 톤, 총 7000여 톤의 굴패각을 '동래도항'으로 들여와 약 5000여 톤을 사업장으로 운송했다.
이중 약 200여 톤은 동래도항과 인근 도롯가에 불법으로 방치하다 이 사실을 확인한 고흥군이 지도·점검에 나서서야 부랴부랴 사업장으로 운송한 것이다.
이 굴패각은 경남 통영시에서 바지선을 이용해 들여온 것으로 A 회사는 "운반차량이 운행 중 사고(운전자 입원 중)로 인해 방치하게 되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흥군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반입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지속적인 행정지도를 통해 준수 사항을 이행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 B씨는 "굴패각을 방치한 이후 곁을 지나치다 보면 심한 악취에 시달렸다"며 "저렇게 방치한 것이 불법인지도 몰랐지만 군에서 나서서야 처분한 것은 비 양심적인 것 아닌가 민원을 제기 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방치했을 것이다"라며 꼬집어 말했다.
통영에서 반입한 굴패각(코팅사 포함)이 고흥군 포두면 동래도항 인근 도롯가에 불법으로 방치되어 있다.[사진=오정근 기자] 2024.01.05 ojg2340@newspim.com |
이 굴패각은 경남 통영에서 들여온 것으로 앞으로도 고흥으로 반입된다면 지역 사회의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전남 여수시 묘도의 B 회사가 통영으로부터 굴패각(폐기물)을 반입해오다 무단 적재(야적)와 산지법 위반 등의 이유로 수 차례 행정처분을 받는 등 악취와 병해충 유발로 지역 주민들의 공분을 야기 한 바 있다.
현재에도 사업장 부지와 인근 임야에 약 20만~30만톤의 굴패각(폐기물)이 불법으로 야적돼 있어 여수시 또한 지역민들의 민원 제기에 뾰족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업체는 굴패각을 사업장 부지가 아닌 산지(임야)에 불법으로 수년째 야적해 오다 지난해 적발돼 여수시로부터 1차, 2차, 3차에 거쳐 '원상복구' 명령에도 처리하지 못하고 이후 운영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는 "지난해 6월 30일 최종적으로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더 이상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지 않을 것이다"며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를 거쳐서 고발조치 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동종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굴폐각 또한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되었다. 지금은 수산부산물법이 제정되었으나 수산부산물 일지라도 현재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부산물(폐기물)로 사업장 폐기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통영에 굴패각을 재활용할 수 있는 업체가 많음에도 여수나 고흥으로 보내오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라며 "지난해까지 여수 묘도로 반출했던 경로가 막히자 고흥으로 반출하게 됐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말했다.
이는 통영 지역 내에서 처리할 수도 있는데, 여수나 고흥으로 꼭 반출해야 하는 지에 대한 의구심을 유발하며 추후 상황이 주목되고 있다.
ojg234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