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많은 사람들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잘 모르는 부분이 있거나, 미심쩍은 부분, 별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온라인 검색 엔진을 통해 해당 부분을 찾아보거나, 챗(Chat)GPT 등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해 기초적인 내용을 확인하기도 하고, 생성형 AI를 통해 검색된 내용의 종합본을 가상으로 만들어 보며 내용을 정리하기도 한다. 또 영상을 통한 시각적인 정보에서 새로운 사실들을 취득하면서 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부분을 기억하여 그 기억한 내용을 정리하여 안내하는 것을 최우선의 능력으로 인정하였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입학시스템의 변천 과정에 있었던 본고사, 학력고사 시절이 그러한 역량을 우선적으로 측정하고 인정하였던 시절로 기억된다. 대학수학능력시절에서도 그러한 능력이 시험에서의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였으나 그러한 검증체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빠르게 이해하고 이해한 것을 변형된 사항에 적용하여 그에 맞게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테스트의 체계로 변화되어 오고 있다.
[서울=뉴스핌] 황칠상 변호사 [사진=본인] 2023.06.30 |
특정한 정보를 누가 선별적으로 잘 기억하는지가 본질이 아닌,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툴을 가지고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의 판단을 통해서 최적의 해를 도출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경쟁력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쟁력의 핵심은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는 것에 있지 않고 가지고 있는 정보를 얼마나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그 무엇보다도 판단을 할 수 있는 기본학습 및 기초수학(修學)이 얼마만큼 탄탄하게 되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본 기고에서는 이를 "단단한 기본기"라고 칭하고자 한다.
산재되어 있는 많은 정보들이 우리에게 옳고 그름을 안내하지 않는다. 우리가 접하는 정보, 제공받는 정보, AI(Artificial Intelligence)를 통해 가공된 정보 모두가 해결책을 도출하는데 사용될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특정 사안을 해결함에 있어서 단순 사실의 적시로 사안이 해결되는 경우도 존재하지만 난해한 해결과제 앞에서는 가치판단적인 사고 과정이 필요하며 "단단한 기본기"는 가치판단 및 정보의 취사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나침반을 제공해 준다.
최근 필자는 속한 조직의 직역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느꼈던 부분 중에서는 "단단한 기본기"를 가진 사람과의 만남은 많은 영감을 얻고 실제 어려운 사안의 해결까지 이루어지는 긍정적인 영향을 얻는 반면에, 똑똑하다고 평가받는 사람 중에 "단단한 기본기"가 없는 사람과의 만남은 정보를 피상적으로 전달받기만 할 뿐 알맹이가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으며 심지어 만남을 가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필자는 전문직역 뿐만 아니라, 특수직역 및 일반 산업 군의 다양한 직역을 경험하면서 "단단한 기본기"가 어느 직역을 가든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깨닫고는 한다. "단단한 기본기"는 과거에 열심히 시험공부를 하면서 습득되었을 수도 있고, 근래의 직면한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치열한 고민과 논쟁을 통해 체득되는 경우도 있으며, 많은 경험들 과정에서 단순히 경험에만 그치지 않고 그 경험을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얻게 될 수도 있다.
무언가를 찾고, 보고, 단순히 외우는 정도로 "단단한 기본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단단한 기본기"를 갖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치열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 기본기를 내재화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단단한 기본기"가 체화 된다면 세상에서의 잘못된 감언이설, 부정확한 정보 등에 휘둘리지 않고 본질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단단한 기본기" 없이 단순히 여러 정보들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면서 그것이 본질인 양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황칠상 변호사 (주식회사 그레이스 CFO,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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