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남양유업, 60년 오너경영 마침표...'이미지 쇄신·신사업 확대' 관건

기사입력 : 2024년01월04일 15:36

최종수정 : 2024년01월04일 15:36

대법 최종 선고...남양유업 경영권, 한앤코 손으로
불가리스 논란에 놀란 오너일가, 결국 경영권 넘겼다
경영정상화 속도...오너일가는 각종 소송전 남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남양유업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를 새 주인으로 맞는다. 고(故) 홍두영 창업주가 1964년 설립한 남양유업의 오너경영이 60년 만에 막을 내린 것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앤코가 홍 회장 등 남양유업 일가를 상대로 한 주식양도 소송에서 원심의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 2022년 9월 1심과 작년 2월 2심에서 재판부는 모두 홍 회장 일가가 한앤코에 주식을 넘겨줘야 한다며 한앤코의 손을 든 바 있다. 이번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원심 판결에 법리 오해나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함에 따라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는 한앤코에 넘어가게 됐다. 2021년부터 3년째 이어온 경영권 분쟁이 한앤코의 승리로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홍 회장 일가는 자신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합계 지분율 52.63%)를 한앤코에 넘겨야 한다. 1990년부터 남양유업 경영일선에 나섰던 홍 회장은 지난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도 꾸준히 남양유업에 출근하며 회사 사업을 관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이번 판결로 홍 회장은 30여년 가량 지켰던 자리를 한앤코 측에 넘어겨주게 됐다. 

◇60년 유업계 강자 남양유업, '불가리스 논란'이 '경영권 분쟁'으로

남양유업은 1964년 고(故) 홍두영 창업주가 설립한 60년 전통의 유가공업체다. 장남인 홍원식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03년 회장에 취임하며 사업을 일궜다. 국내 분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유업계 선두주자로 성장했지만 저출산 타격과 더불어 각종 구설에 오르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3년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한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불매운동에 휩싸였으며 2015년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으로 막대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코로나19 사태가 시발점이 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 4월 남양유업이 발표한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과장광고 논란에 오른 것이다. 당시 보건당국이 즉각 반박,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자 홍원식 회장은 2021년 5월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권을 세습하지 않겠다며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이후 홍 회장은 같은 달 27일 한앤컴퍼니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본인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이다. 그러나 매각 금액이 다소 낮다는 평가가 이어지자 홍 회장 측은 같은 해 9월 돌연 계약을 철회하면서 한앤코와 소송전을 본격화했다.

그 과정에서 홍 회장 측은 한앤코와 승소 시 대유그룹에 남양유업을 넘기는 조건의 매각 예약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활로 찾기에 나서기도 했지만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최종 파행했다.

또 한앤코와의 주식매매계약 이행 소송전에서도 2022년 9월 1심과 지난해 2월 2심에서 모두 한앤코가 승기를 잡으며 홍 회장 측에 불리한 구도로 전개됐다. 이날 진행된 최종 상고심에서도 원심 승소 판결이 확정되면서 결국 한앤코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쥐게 됐다.

◇ 오너리스크에 불매운동 타격...4년 연속 적자 내리막길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남양유업의 실적은 지속 하락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유제품 소비 감소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하락 등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2019년 연 매출 1조308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하던 남양유업은 이듬해인 2020년 9449억원의 매출을 내며 1조 클럽 타이틀을 반납했다. 또 7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불가리스 논란과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2021년에는 매출액이 7107억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또 2020년 767억원, 2021년 779억원, 2022년 7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손실폭이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3분기 누적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올해까지 4년째 적자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등 유업계 경쟁사들이 저출산 현상에 맞서 단백질 식품,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으로 활로를 찾을 동안 남양유업은 오너리스크를 비롯한 각종 분쟁에 휩싸이며 명확한 경영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이미지 쇄신"이라며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 요인이 오너리스크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유업계 위기감이 커진 상황에서 새로운 전문경영인의 업계 이해도와 신사업 발굴 방향성 등이 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당면 과제는 이미지 쇄신·신사업 확대...유업계 위기 돌파할까 

한앤컴퍼니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된 남양유업의 당면 과제는 '이미지 쇄신'과 '신사업 확대'로 꼽힌다. 남양유업 제품 자체의 문제보다는 각종 구설로 인한 기업 이미지 실추가 실적 하락의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대리점 갑질 및 불가리스 논란 당시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일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쥐게 된 한앤코는 곧바로 기업 인수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2021년 10월 기존 이광범 대표가 사임한 이후 김승언 수석본부장을 경영지배인으로 임명해 경영지배인 체제의 비상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경영지배인 체제 속에서 남양유업은 단백실 식품, 케어푸드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들어 매출과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는 등 한계점도 있었다.

남양유업 측은 경영정상화 노력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종결로 남양유업 구성원 모두는 당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2021.05.04 mironj19@newspim.com

한앤코도 남양유업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한앤코 측은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들을 세워나갈 것이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아가겠다"라고 피력했다.

다만 홍 회장과 한앤코는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법정 분쟁과 지분 정리 과정이 남아있어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앤코는 홍 회장의 계약 미이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홍 회장이 한앤코 대신 인수 협의를 진행해 320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한 대유위니아그룹과의 소송전도 진행 중이다.

또한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제안으로 선임한 남양유업 감사는 홍 회장과 일가 경영진 퇴직금으로 책정한 170억원 지급에 제동을 걸었고 홍 회장 재임 기간 남양유업이 부담한 과징금과 벌금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남아있다.

관련해 한앤코 관계자는 "M&A 계약이 변심과 거짓주장들로 휴지처럼 버려지는 행태를 방치할 수 없어 소송에 임해왔는데 긴 분쟁이 종결되고 이제 홍 회장이 주식매매계약을 이행하는 절차만 남았다"며 "홍 회장 측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버핏, 하락장에 옥시덴털 등 주식 더 샀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번 주 뉴욕증시 하락 장세 속에서 그동안 꾸준히 매수해 온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지분을 추가 매수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크셔는 890만 주의 옥시덴털 지분을 4억500만 달러(약 5860억 원)에 매수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지난 17일과 18일, 19일에 걸쳐 이뤄졌다. 이번 매수로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털의 지분은 28%로 확대했다. 버핏 회장은 하락장에 주식을 저렴하게 산 것으로 보인다. 옥시덴털의 주가는 이번 달 들어 10% 하락해 연초 이후 24%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전날 옥시덴털의 주가는 52주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 [사진=블룸버그] 옥시덴털은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 중 6번째로 규모가 크지만, 버핏 회장은 완전한 인수설을 부인했다. 버크셔가 옥시덴털을 추가 매수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털의 가치는 120억 달러에 이르지만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옥시덴털 투자로 버크셔가 1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버크셔는 북미 최대 위성 라디오 사이러스XM 지분 500만 주를 1억1300만 달러에 샀다. 사이러스XM은 올해 60%나 급락해 현재 10여 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회사가 2025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도했다. 도메인 등록 서비스업체 베리사인의 지분 23만4000주를 약 4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현재 버크셔는 이 회사의 지분 13%를 보유 중이다. 이로써 지난 3거래일간 버크셔가 매수한 지분은 최소 5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mj72284@newspim.com 2024-12-21 00:55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