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파라 인수대금 약 2500억원
부채 조달은 이자비용 부담 커
FI와 공동 인수, 유상증자 등 거론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인공지능(AI) 의료 기업 루닛이 글로벌 AI 플랫폼 기업인 볼파라헬스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다만 인수 완료까지 남은 절차, 특히 루닛의 기업 규모에 비해 큰 인수 대금은 부담이라는 시각도 상존한다. 이에 루닛이 어떻게 인수 대금을 마련할 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이 볼파라 지분 100%를 인수하는데 들어가는 인수대금은 1억9307만달러, 한화로 약 2500억원을 조금 넘는다. 계약 당시 인수 대금은 호주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볼파라의 주가 0.78호주달러를 기준으로 47.4%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것이다.
[사진=루닛] |
이후 절차로는 호주 공정거래당국, 그리고 볼파라 주주 75% 이상의 승인이 필요하다. 볼파라는 내년 2분기 안으로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의 승인을 얻을 계획이다. 루닛측은 내년 4월쯤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건은 루닛이 2500억원이 넘는 인수 대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다.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루닛이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31억원, 기타금융자산 168억원 등 400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 영업실적 부분을 보면 올해 매출액은 200억원을 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수지는 규모는 줄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다. 이에 루닛 혼자서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에 부담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금융권으로부터 부채를 조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방법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낮게 본다. 부채를 조달하더라도 가장 후순위에 필요한 만큼만 최소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자비용 부담 때문이다. 5%대의 고금리, 그리고 손익분기점 도달도 시급한 루닛에게 부채 조달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예상되는 방식이 재무적 투자자(FI)와 함께 인수에 나서는 방안이 거론된다. FI 입장에서는 금액적으로 큰 부담이 아니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자처를 확보하게 된다. 루닛 역시 인수를 위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니면 루닛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루닛은 올들어 주가가 연초(3만2000원대)대비 최대 8배 수준, 현재가 기준으로는 2.5~2.7배 수준으로 올랐다. 주가가 높다는 점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유리하다는 뜻도 된다. 다만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의 지분이 다소 낮다는 점이 부담요인이다. 백 의장의 지분율을 3분기말 기준 6.92%,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22.07%다.
박현성 루닛 CFO는 인수 대금 마련에 대해 "보유 현금, 부채 조달 유상증자 등의 방법을 균형감 있게 활용할 것이고 현재 조달 상황을 공유하기는 어렵다"며 "어느 정도의 현금을 갖고 있고, 투자자들이나 비전을 공유한 사람들은 투자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