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3일(현지시각)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어린이 3명 포함 5명이 이민자 출신 남성에게 칼부림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후 이에 분노한 시민들과 반이민 시위대가 방화와 약탈 등 폭동을 일으켰다.
외신에 따르면 중심 간선도로 오코넬가 인근 사건 현장에 군중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다니엘 오코넬 동상 앞에 있던 2층 버스를 불태우고 인근 홀리데이인 호텔과 맥도널드 식당의 창문들을 박살냈다. 경찰차 한 대도 전소됐다. 이와 함께 군중 일부가 지역 상점을 급습해 상품을 약탈하는 동영상이 SNS를 통해 퍼졌다.
더블린 경찰국장은 질서 회복을 위해 400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극우 이데올로기에 빠진 광적인 불한당이 폭력을 자행했다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그는 칼부림에 대해서는 테러 공격 등 범죄 동기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40대 후반의 한 남자를 체포해 조사 중인데 이 남자 역시 중상을 입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30분경 더블린 시내 파넬스퀘어이스트의 한 학교 근처에서 흉기를 든 남성이 행인들을 향해 칼부림을 벌였다. 칼부림이 벌어지자 인근에 있던 다수의 행인들이 힘을 합쳐 용의자를 제압했다. 하지만 이 공격으로 30대 여성 1명 및 성인 남성 1명과 4~6세로 추정되는 아동 3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어 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성과 어린이들은 방과 후 돌봄시설로 가던 중이었다고 지역신문 아이리쉬타임스가 전했다.
경찰에 구금된 용의자는 이민자 출신으로 더블린에서 20년간 거주해 귀화한 아일랜드 시민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번 습격의 동기가 인종 또는 종교적 테러에서 기인한 것인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인구 530만명의 아일랜드에서 유입 이민자 수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10만명의 우크라이나 피난민이 아일랜드에 들어왔다.
극우 정당이나 의회에 진출한 극우 정치인이 없는 더블린에서 반이민 시위대의 폭동은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외신은 분석하고, 지난해부터 소규모의 반이민 시위가 늘어나고 있었다고 전했다.
행인 상대 칼부림이 발생한 사건 현장 인근에 세워 둔 경찰차가 불타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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