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DL이앤씨 등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 역성장
90%대 원가율에 고금리, 주택경기 악화 등 영향
미분양 확산, 공기지연에 4분기 실적도 불투명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원자잿값 부담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사업이 부진한 것도 원가율 개선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 성적이 악화할 경우 일반적으로 금융비용, 마케팅비용 등이 늘어 수익성을 갉아먹는다. 주택경기가 더욱 악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형 건설사의 실적 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 주요 대형 건설사, 3분기 영업이익 전년比 마이너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올해 3분기 전년 동기대비 성장세가 둔화된 역성장을 나타냈다. 시장 전망치도 대부분 밑돌았다.
이익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GS건설이다. 3분기 매출(3조1075억원)이 전년 동기대비 5.2% 늘었으나 영업이익(620억원)은 51.9% 급감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약 1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던 시장 전망치를 45.6% 하회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에 이은 2개 분기 연속 실적 부진이다.
주택경기 부진에 주요 건설사의 영업이익이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현장 [사진=윤창빈 기자] |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의 후풍풍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앞서 아파트 재시공에 따른 결산손실 5500억원을 2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국내 사업장의 품질·안전 강화로 관리 비용이 대폭 늘면서 3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재시공 시기가 지연될 여지가 큰 데다 입주 예정자들이 더 많은 피해보상 요구를 하는 점도 부담이다.
DL이앤씨는 3분기 매출액 1조8374억원, 영업이익 80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0.6%, 30.9% 감소했다. 국내외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10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5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대림산업에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2021년 첫 해 연간 영업이익(9573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넘게 줄어든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0.8% 감소한 620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2021년 6월 광주 학동 철거현장 붕괴사고에 이어 작년 1월 화정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등을 거치면서 기업실적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우건설도 영업이익이 190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4% 줄었다.
◆ 미분양 확산, 원가율 부담 등에 4분기 실적도 불투명
대형 건설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지방 미분양 확산, 원가율 부담 지속 등 올해 4분기에도 역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원가율 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다. 코로나 사태 이후 치솟은 시멘트, 철근, 레미콘, PHC파일(기초공사용 콘크리트 말뚝) 등의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 않고 있어서다. 건설업계의 매출 원가율이 95% 안팎이다. 매출 원가율은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최근 건설사들이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줄어든 것은 원가율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주택경기 불확실성에 미분양 아파트도 늘어날 여지가 있다. 단순 도급사업이라도 분양 성적이 부진할 공사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시행사가 자금난에 빠지면 해당 사업을 시공사가 떠안는 경우도 있다.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거래량과 청약 경쟁률이 지난달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대형 건설사 한 재무담담 임원은 "매출 원가율이 95%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고정비용인 인건비, 판관비를 제외하면 적정 이윤을 확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부실공사 이슈 이후 품질, 안전에 투입되는 비용이 늘고 공기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건설사의 실적 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