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업체 1.84% 수수료...카드사는 0.5%~0.97%
네이버페이 등 수수료 수익 연 2조원
尹정부 국정과제에 담긴 '간편결제 수수료'
금융위원장 "실태 파악해 대책 논의"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택시 독과점을 지적한 가운데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와 신용카드사가 유탄을 맞았다. 윤 대통령이 카카오택시 수수료 문제를 지적한 후 간편결제 업체와 카드사가 가맹점에 부과하는 수수료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어서다.
2일 여신전문금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간편결제업체는 지난 8월 기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가맹점 매출 규모에 따라 0.79~3.00% 수수료를 받고 있다. 매출 규모가 3억원 아래이면 1% 이하 수수료를 부과하고 매출이 30억원 넘으면 3.00%에 육박하는 수수료를 적용한다.
또 간편결제 수단으로 등록한 신용카드를 선택할 때는 영세 가맹점 기준으로 수수료가 평균 0.97% 적용되고 카카오페이머니와 같은 선불 결제수단을 활용할 때는 수수료가 평균 1.84%가 부과된다. 카드사가 영세 가맹점에서 부과하는 수수료(0.5%)보다 간편결제 업체 수수료가 비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부담은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간편결제 업체가 가맹점에 수수료를 부과해 버는 돈은 연간 수조원에 달한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약 1년 동안 상위 9개 간편결제 업체 결제 수수료 수익은 약 2조원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73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쿠팡페이(5822억원)와 카카오페이(3012억원)가 뒤를 이었다.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해 결제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간편결제 수단이 보편화하면서 자영업자 수수료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김영국 국회 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온라인 결제 중요성 증대와 간편결제 확대로 영세·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수료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석열 정부는 간편결제 수수료 부담 완화를 중요한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보고서를 보면 빅테크 기업이 소상공인 등에게 부과하는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한 공시 및 주기적인 점검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정책 기조 속에서 금융당국은 간편결제 수수료 체계에 메스를 대겠다고 시사했다.
지난 10월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간편결제 수수료 문제를 지적하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간편결제 업체) 독점성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금 시점에 실태를 파악하고 필요하면 다른 부처와 협의해서라도 어떤 대책이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업계는 각 사마다 자체적으로 수수료를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수수료를 수차례 인하 및 면제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가맹점은 카드 연동 결제시 처음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았고 온라인 가맹점은 지난 3월 카카오페이머니 결제 수수료율도 추가 인하했다"고 말했다.
가맹점 수수료 논란은 카드사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현재 카드사는 가맹점 매출 규모에 따라 0.5~2.30%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수수료를 재산정하고 이를 통해 영세·중소 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감면하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를 꾸려 수수료율 재산정 방안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영세 가맹점은 사실상 수수료가 0%에 가깝다"며 "영세 사업자 대출금리 인하와 같은 상생금융 방안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