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순부터 무기거래 식별 추적
北, 대공·대전차미사일·SRBM 지원
러, 핵·위성 기술·전투기 부품 지원
식량·기름 지원, 연합훈련 논의 예상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에 컨테이너 2000여개를 보낸 것으로 추정되고, 122mm 방사포탄을 적재했다면 20만발 이상, 152mm 포탄이라면 100만발 이상이 북러 간에 무기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우리 군은 추정했다.
우리 군은 2일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이 상호 이해 관계에 따라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면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와 장비는 ▲양국 간 호환이 가능한 122mm 방사포탄과 152mm 포탄 등과 T계열 전차 포탄 ▲방사포와 야포, 소총과 기관총, 박격포 ▲휴대용 대공미사일과 대전차미사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등으로 판단했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7월 27일 밤 김일성 광장 주석단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전승절' 열병식 도중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이러한 북한의 무기·장비 지원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군사정찰위성 기술 ▲핵 관련 기술 ▲전투기와 관련 부품 ▲방공시스템 ▲노획한 서방 무기와 장비 등으로 추정된다고 군 관계자는 분석했다.
또 북한이 김정은 정권의 안정을 도모하고, 올해 겨울을 나기 위한 식량과 기름을 우선 지원받고, 향후 군사기술 이전과 재래식 전력 현대화, 연합 훈련을 추가로 논의할 것으로 우리 군은 예상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했다는 정황은 2022년 중순부터 식별되기 시작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 직전인 올해 8월부터 러북 간 해상을 이용한 무기거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아래 집중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군은 미 백악관이 지난 10월 13일 북 나진항과 러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두나이 간 컨테이너를 다수 적재한 선박이 운항하는 위성 영상을 공개한 것을 북러 무기 거래 정황 근거로 제시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 9월 13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4년 만에 북러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아무르 로이터] |
우크라이나 정보국이 지난 9월 13일 북한제 무기를 러시아가 공급받고 있다고 발표했다면서 이는 김 위원장의 방러 이전부터 북러 간 군사협력 방안이 상당 부분 합의가 됐다는 것을 방증하는 평가라고 우리 군은 설명했다.
군은 북한의 '7·27 전승절' 열병식에 러시아 국방장관을 포함한 군사대표단이 북한을 찾아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이후 실무협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12일부터 17일까지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군사 분야를 포함한 전방위적 협력을 논의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우리 군은 "이러한 북러 간의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면서 "세계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히 위협하는 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 군은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에 따른 북한 무기체계의 기술적 진전과 전력 현대화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고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