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대한민국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최근 5년간(2018∼2022년) 우울증 진료 인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은 100만744명에 달했다.
눈에 띄는 점은 20대와 30대의 우울증 환자 비중이다. 연령별로 20대가 18만5942명(18.6%)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가 16만 108명(16%)으로 뒤를 이었다. 20대와 30대 비중을 합치면 전체의 35%에 달한다.
조민교 사회부 기자 |
우울증은 원인이 다양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우울증이 '불안'과 관련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불안은 우울을 불러일으키는 주된 감정이며, 우울증 환자의 90% 이상이 과도한 불안 증상을 보인다.
치솟는 물가와 경기침체가 청년에만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회에 채 나서지도 않은 청년에게 몰아치는 현실은 불안감을 가중시켜 희망과 기대를 꺾고, 마음 속에도 불안을 가득 심어줬을 것이다.
올해 청년과 관련한 사건사고도 빈번했다. 매년 일어나는 주취자 사고와 음주운전을 제외하고 최근에는 고독사와 흉기난동, 마약 관련 사건이 눈에 띄게 잦다. 세 가지 사건은 대부분 청년층에서 발생했다.
물가 상승과 취업난 등이 청년 불안의 '원인'이 되고, 대한민국의 우울증 환자 급증이 '현상'이 되며, 곳곳에서 일어나는 흉기난동과 마약 사건, 청년 고독사가 '결과'가 되는 양상이다.
하나의 결과가 하나의 원인에만 꿰여 있지 않은 만큼,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정부가 청년의 목소리에 좀 더 귀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령 청년들로부터 각광 받았던 '청년내일채움공제'는 폐지 수순을 밟고 있고, 현 정부가 제시한 '청년도약계좌' 신청자는 급감하고 있다. 주변 또래들로부터 내채공 폐지를 두고는 "청년내일채움공제가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왜 폐지 수순을 밟는지 알 수가 없다"는, 도약계좌를 두고는 "5년짜리 적금을 들 여유가 없다"는 불만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현실과 마음의 불안 속에 방황하는 청년들을 위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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