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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공포사회] (하) 전문가들 "'묻지마 범죄' 지원 체계 마련 시급"

기사입력 : 2023년10월03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10월03일 08:38

'사회적 고립'·'정신 취약문제' 현행 제도 걸음마 수준
전문가들, 한 목소리로 "사회적 지원제도 강화해야"

지하철 비명을 '흉기 난동'으로 오인하는 등 잇따른 강력범죄에 시민들의 긴장도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른바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에는 반드시 사회 구조적 문제가 깔려 있기 마련이다. 범인들은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이력이 있고, 20~30대 남성이며 사회적 은둔을 지속해 온 상태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을 억눌러 온 감정은 무엇인지, 숨겨진 필연적 사회적 맥락은 무엇인지에 더해 예방책은 있을지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송현도 기자 = 우리나라와 해외 연구를 종합해 봤을 때, '묻지마 범죄' 피의자들은 대부분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성인이 되어 사회적 고립을 겪고, 심각할 경우 관련한 정신병적 질환을 경험했다. 이들의 억눌린 감정이 제때 발견되거나 치료받지 못해 묻지마 범죄 등 불특정 다수를 향한 폭력성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피의자들에게 다수의 공통점이 발견되는 만큼 이를 해소할 사회적 차원의 예방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디까지 와있나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방문석 국민통합위원회 사회·문화분과 위원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고립에서 일상으로' 분과과제 정책 제안 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통합위는 사회적 고립·은둔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며 고립·은둔의 진단과 체계적 지원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2023.09.06 yooksa@newspim.com

흉기 난동 사태 이후 사회적 고립과 정신 취약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지만 현행 제도는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코로나 이후에 사회적 고립자들이 많아지면서 현실과 매체 속 폭력 상황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신 취약계층 비율이 높아졌다"며 "특히 정신질환자의 경우에는 사회적 고립을 겪으면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범 사회적 차원에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화한 사회적 고립이 사회적 문제 중 하나로 부각되면서 정부·지자체 역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대통령실 직속 국민통합위원회(통합위)는 지난달 6일 고립·은둔 인구 규모와 원인, 지속 기간 등을 파악하는 주기적 전 국민 실태조사 도입을 제안했다.

서울시 역시 지난 4월 고립ㆍ은둔 청년 지원사업을 통해 1000여명의 신청자를 받아 그중 500여명에게 직무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 내에서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서도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해 제도적 구멍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대구시는 지난해 10월 청년 사회적 고립 지원 제도 관련 조례를 통과시켰지만 정작 지역 내 고립 청년 실태 조사를 파악하지 못한 점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시민단체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논평을 통해 "조례 제정 후 대구시에 정보공개청구를 요구한 결과 조례에 포함된 기본계획·실태조사·지원시설 설치 등 주요 내용에 대한 회신 내용이 텅 비어 있었다"며 "조례 통과 후 3년 후에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비판했다.

중증 정신질환자 입원에 대한 현행 대응 체계 역시 한계점이 지적되는 상황이다. 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하에 보호의무자의 동의나 시·군·구청장 신청의 신청에 따라 위해를 끼칠 위험성이 큰 정신질환 환자를 의료 기관에 강제 입원시킬 수 있게 정해놨다.

하지만 이를 판단하는 기준을 가족 등 보호자나 의료계 일선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등은 서현역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 8월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법관이 중증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키게 하는 '사법입원제' 추진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 한 목소리로 "사회적 지원제도 강화해야"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자립준비청년 간담회 사진. 2023.07.06 mironj19@newspim.com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정책당국이 정신취약군 및 사회적 고립계층에 대한 사회적 지원 제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운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순찰 활동 등의 대응체계는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며 "치료와 상담을 통한 정신취약군에 대한 관리가 근본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범죄심리학회 회장을 역임한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정신취약계층의 매체 통제에 대해 언급하며 "이미 심리학계에서는 분노 조절 훈련을 지원 방안 중 하나로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R, VR 등 첨단 기술을 통해 관련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며, 정부 차원에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전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묻지마 범죄자의 특성 이해 및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도 같은 취지의 대책이 요구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히키코모리 관리를 위해 당사자에 대한 개인치료, 집단 치료, 주간 보호(주간 시간 동안의 관리), 교육기관에 의한 지원, 취업 지원, 약물치료, 방문 지원, 전화상담, 인터넷상담 등 구체적 지원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해외에서는 지역 전문기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실제로 대응이 어려운 사례를 검토해 이에 대한 지원 계획을 세우는 등 사례 관리 회의를 필수적으로 개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관련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기 위한 사회 내의 정신보건 시설 및 취업 지원 시설, 복지기관, 교육기관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와 같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필요한 지원 서비스를 구축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 내의 사회복지적 서비스 및 교육을 통한 구제가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면 묻지마 범죄의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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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농기계 임대'로 지원한다더니…정부, 내년 예산 17% 싹뚝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농기계 구입이 어려운 농가에 농기계를 임대해 구입 부담을 경감해주는 '농기계 임대 지원사업' 예산이 17%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농기계임대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327억4000만원) 대비 17% 줄어든 271억200만원으로 편성됐다.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은 농가가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고성능·고가격 농기계를 정부가 임대함으로써 농작업 효율화와 농업경영비를 절감하기 위해 지난 2003년 도입됐다. 특히 농식품부는 농촌이 고령화되면서 일손 부족 현상이 심해지자 농기계를 활용해 농사를 수월하게 지을 수 있도록 노후농기계 교체, 여성친화형 농기계 지원 등을 지속 추진해 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141개 시군에서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외 6개 시군에서는 농기계임대 수요가 많아 지자체 재원을 통해 자체적으로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농기계임대사업소가 보유하고 있는 농기계(부속기 포함)는 총 9만3765대로 임대사업소 당 평균 647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개년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농기계 임대사업 평가 및 컨설팅' 용역보고서에 "신규 농기계가 폐기 농기계보다 많아 연평균 5.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임대농기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 예산 삭감으로 농기계에 대한 수요 대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농기계임대 지원사업 예산이 삭감된 이유가 평가 타당성에서 미흡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2022년 기준 농기계 대당 임대일수가 평균 11.3일로 조사되면서 이용률이 저조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농촌경제연구원은 임대일수 5일 이하의 농기계 비율이 24.6%로 높은 비율을 보여 임대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봤다. 또 임대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신형 농기계 대체' 응답이 전체의 29.4%로 나와 사업의 평가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준병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농촌의 경우 고령화, 여성화 현상으로 힘이 드는 노동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농업기계의 기계화를 적극적으로 하되 농가가 농기계를 장만하는 데 부담이 들지 않도록 임대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기계임대 지원사업 예산이 줄어들면서 농촌 일손 부족을 해결하는 데 걱정이 된다"며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의 예산 뒷받침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점검·보완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 [사진=윤준병 의원실] 2024.09.02 plum@newspim.com plum@newspim.com 2024-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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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헤즈볼라 사령관 잇따라 제거…이번엔 미사일 고위급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지휘관들이 잇따라 폭사하고 있다. 부대를 지휘하고 전투를 이끌어야 할 수뇌부가 계속 제거되면서 헤즈볼라의 전투 역량도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레바논의 보안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 때 헤즈볼라의 한 지휘관이 사망했다"며 "그는 헤즈볼라의 미사일 부대 사령관인 이브라힘 쿠바이시"라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접경지 두로 지역.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스라엘방위군(IDF)도 성명을 통해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지역에 대한 공습으로 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면서 "사망자 중에는 이브라힘 쿠바이시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IDF는 쿠바이시와 함께 헤즈볼라 미사일 부대의 고위 장교 여러 명도 폭사시켰다고 말했다. IDF는 이어 "지난 하루 동안 레바논 내 1500여 곳의 헤즈볼라 목표물에 약 2000개의 미사일·폭탄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20일 헤즈볼라의 정예부대인 라드완 부대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족집게 공습으로 죽였다.  아킬은 지난 7월 사망한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헤즈볼라의 2인자급 지휘관이었다. 이스라엘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번 작전을 '북쪽의 화살'로 명명하면서 "우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휴식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레바논 지역의 인명 피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월요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50명을 포함해 사망자가 총 558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183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UN)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서방 지원을 받으며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을 헤즈볼라 혼자서 상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이 제2의 가자지구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면서 "이슬람 국가들이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권 수호를 자처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ihjang67@newspim.com   2024-09-2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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