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 후발기업, 중소형 OLED 시장 나서
中은 자국 스마트폰 내수 힘입어 출하량 확대
'틈새 공략' 방어하려면 기술력 앞세울 수밖에 없어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국내 기업들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집중해온 가운데 최근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JDI)가 14형 OLED 양산을 본격화하는 등 중소형 OLED 시장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발기업들의 중소형 OLED 제품 출하를 늘리면서 삼성·LG가 해당 시장의 틈새를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신생 디스플레이 기업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최근 태블릿·PC 모니터용 등 14형 OLED 패널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당초 JDI는 1.4형 스마트워치용 OLED 패널을 생산했지만 중소형 디스플레이인 14형 OLED 패널까지 양산하기로 한 것이다. JDI는 오는 2025년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JDI는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OLED인 'eLEAP'을 공개했다. 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쓰일 전망이다.
후발기업들이 최근 중소형 OLED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입지 또한 위협받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 전경. [사진=뉴스핌DB] |
이 같이 JDI가 유망 산업인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에 쓰일 OLED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당초 대형 OLED는 국내 기업들이 95.2%를 차지하고 있어 후발기업들의 점유율 확보가 어려운데다, 중소형 OLED는 성장 가능성이 큰 차량용 OLED 산업에 활용될 기회가 커 후발기업들이 중소형 OLED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JDI뿐만 아니라 글로벌 후발기업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 BOE는 올해 2분기 기준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 15.8%를 차지해 LG디스플레이(14%)에 앞서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자국의 스마트폰 내수 시장 확대에 힘입어 OLED 출하를 늘리고 있다. BOE는 화웨이, 오포, 아너 등 기업에 플렉시블 OLED를 납품했다. 중국의 2위 디스플레이 기업인 CSOT도 자국의 샤오미와 화웨이 등에 스마트폰 OLED 패널을 공급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OLED보다 값 싼 제품을 자국의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량으로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 OLED 출하량을 한국과 중국이 각각 57.6%, 42.4%에서 오는 2025년 45.2%, 54.8%로 역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시장 확대가 용이한 중소형 OLED 부문에서 후발기업들의 '틈새 공략'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력을 높여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JDI 등 후발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이 간과한 중소형 OLED의 분야들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산업이 커질 전망인 만큼 관련 패널을 제작하지 않던 기업들도 중소형 OLED 분야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 관련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국내 기업의 장점은 다른 기업보다 앞선 기술력인 만큼 이를 앞세워야 후발기업들의 반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