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기자수첩] 청년한심주택의 민낯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A씨는 서울 내 청년안심주택 모집에 추가 당첨됐다. 1인 가구가 살기 괜찮은 전용 17㎡ 크기에 신축으로 꾸며진 실내도 좋았고,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또한 청년안심주택이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싸게 임대료가 책정된 점도 좋았다.

하지만 입주하지 않았다. 모집 과정이 상당히 의아했기 때문이다. 주택 호수 추첨 전까지 자세한 추첨 방식과 계약금 관련 설명도 진행되지 않았으며, 추첨 뒤 당장 계약금을 마련하라는 주문도 뒤따랐다. 주말 내에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내라고 재촉하는 모습이 '안심주택'이라는 이름과 너무나도 상이했다. 결정적으로 최근 불거진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우려되자 결국 A씨는 마음을 접어야만 했다. A씨가 입주를 단념한 뒤에도 이 사업장은 수차례나 추가 모집을 이어가는 중이다.

송현도 건설중기부 기자

'안심'이라는 이름으로 청년 세대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겠다던 서울시의 청년안심주택 정책이 역설적으로 청년들의 주거와 재산을 위협하는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발생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보증금 미반환 사태와 같이, 청년안심주택이라는 이름과 달리 곳곳에서 제도 부실이 관측되면서 위험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제도의 취지는 좋았다. 살인적인 주택 가격과 임대료 상승 속에서 청년들이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확보하는 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자,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역세권 및 간선도로변의 미개발 또는 저이용 토지를 활용해 양질의 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전세사기 등 주거 불안을 부추기는 금융 사고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청년들의 주거 불안을 잠재울 해결책으로 보였다.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서울시가 채택한 사업 모델은 공공-민간 협력(PPP) 방식이었다. 민간 사업자에게 용도지역 상향 및 용적률 완화를 비롯한 각종 건축 기준을 완화해주는 한편, 금융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민간 사업자는 공공성을 담보하는 임대주택을 건설하여 시세보다 저렴하게 청년층에게 공급하는 구조였다.

문제는 이렇게 지어진 청년안심주택이 표방한 이름과 달리 문제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공공임대주택(전체의 약 20% 차지)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가 직접 공급하고 관리하지만, 약 80%를 차지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경우 민간 사업자가 직접 공급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보증금 반환의 책임 역시 전적으로 사업자에게 있었다.

이런 민간임대주택의 보증금은 공급 유형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보통 1억원을 넘나든다. 특히 입주 요건으로 소득 기준도 살피기 때문에, 평균 소득에 수렴하는 청년들이 1억원이라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증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받아야 한다.

이렇게 대출받은 보증금을 시행사의 문제로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문제는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잠실 센트럴파크는 140여 가구의 입주민들이 약 239억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시행사가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자 시공사가 공사대금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건물 전체에 대해 강제경매를 신청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해당 건물에는 이미 421억원 규모의 선순위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후순위인 임차인들에게 돌아갈 몫은 남아있지 않았다.

문제가 드러나자 서울시는 뒤늦게야 최소 4개 사업장을 보증금 미반환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가구는 서울 전역에 걸쳐 15개 단지, 3100여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의 보증금 미반환 문제를 피해 안심주택을 찾은 이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피해자로 전락한 것이다. 이유는 재정적 취약성이었다. 일부 사업자들은 자기자본 비율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영세 시행사'였기 때문에 재정 위협에 대응할 여력이 없었다.

임차인을 보호할 최후의 안전망은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이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심사를 거절당한 취약 사업장도 있었고, 아예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서울시는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보증금 우선 지급 및 전세사기 피해자법 적용 등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서울시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과정의 판을 짜고 관리·감독해야 할 의무는 다름 아닌 서울시에 있었다. 하지만 부실한 사업자 검증 시스템을 설계하고, 보증보험 가입 의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음에도 '안심'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청년 세대를 오도한 것은 시 당국의 방관적 태도가 자명하다.

피해자 구제뿐 아니라 각 시행사의 천차만별인 운영 행태도 살펴보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일례로 올해 초 서울의 한 임대주택은 선착순 입주자 선정 방식을 선택하며 한 차례 논란을 빚었다. 먼저 원하는 타입(평형)에 타입별 선착순 100명 안에 들어야 '최종 계약신청 대상자'가 될 수 있었으며, 1단계를 통과한 사람들끼리 다시 한번 선착순으로 원하는 동·호수를 지정해 계약을 신청하는 방식이었다.

논란이 된 것은 공고문에 적힌 내용이었다. 선착순 1인을 초과해 신청 접수된 경우 최초 신청자 1인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며 이후 신청자는 무효 처리된다는 내용으로, 선착순 시스템에도 중복 접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이었다. 우려대로 실제 계약 신청 과정에서는 중복 접수로 인한 계약 취소 사태가 발생했다. 더러는 선착순 신청에 성공했음에도 일방적으로 계약이 취소되는 사태도 촉발했다.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불만 제기는 고소 압박에 의해 묵살됐다. 일방적 계약 취소를 당한 신청자 B씨는 시스템 오류를 지적하면서 입주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민원을 서울시에 제기하고 데이터 공개를 요구했지만, 해당 주택의 시행사는 '중복 신청됐으나 시스템 오류로 인해 신청이 완료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항의성 게시글과 설문 조사를 삭제하고 시행사에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죄로 형사 고소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 같은 압박에 결국 B씨는 게시글을 삭제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청년임대주택의 보증보험 가입뿐 아니라 전반적인 시스템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앞서 B씨가 게시글을 내릴 수밖에 없던 이유는 신고 체계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서 서울시가 시행사를 감시하거나 제동을 걸 방법은 없었다. 서울시는 최근까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관리 감독은 민간에 있다는 방관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과태료 부과와 같은 후속 조치가 아니라 즉각적인 입주자 모집 중단, 신규 대출 제한, 사업 자격 정지 예고 등 자동으로 작동하는 단계별 제재도 필요하다. 실제 최근 들어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 등에서는 청년임대주택 문제와 관련한 법제화 논의가 오가는 중이다. 하지만 추가적인 피해 발생과 빠른 청년 가구 주거 공급을 위해서는 더욱 정밀하고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진정한 '안심'은 정책의 이름이나 홍보 문구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이대로면 청년안심주택 프로그램은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감독의 책임을 방기한 실패작으로 남을 가능성이 팽배하다. 당국을 믿고 임차했던 피해 청년 세대의 배신감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행정이 요구된다.

물론 제도 보완을 하지 않고 민간 운영이라는 미명 아래 책임을 방기하고자 한다면 현행을 유지해도 좋다. 다만 그 경우 이름이라도 바꿔야 한다. 많이 바꿀 필요는 없다. 한 글자만 바꾸면 된다. 청년안심주택이 아니라 청년한심주택으로.

dos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삼전닉스 주가는 급락, 빚은 그대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가 없고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계좌는 반등을 기다리기에 앞서 부족분부터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해진 기한까지 추가 담보를 납입하거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가 회복 전에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2800원(6.35%) 내린 18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3만2000원(10.44%) 하락한 11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각각 7.57%, 9.46%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도 커지고 있다. ◆ 주가 급락에 담보비율 하락…납부기한 넘기면 반대매매 문제는 주가가 떨어져도 빌린 돈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대출금 대비 담보비율이 낮아지고, 유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추가 담보 납입이나 대출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다. 가령 다른 담보 없이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한 종목만 담보로 잡혀 있고 대출금이 그대로라면, 담보비율이 150%였던 계좌는 지난 5일 하루 하락만으로 각각 약 138.6%, 135.8%까지 낮아진다. 유지 비율 140%를 적용받는 계좌라면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수준이다. 이자와 비용 등을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실제 계좌의 담보 상태와는 차이가 있다.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억5000만원어치를 담보로 1억원을 빌린 투자자는 지난 5일 주가가 7.57% 떨어지면서 담보 가치가 약 1억3865만원으로 줄어든다. 증권사가 요구하는 최소 담보 가치가 1억4000만원이라면 하루 만에 약 135만원의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셈이다. 부족분을 제때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고객에게 부족 금액과 납입기한을 안내하고 있다. 현금 입금이나 증권 입고, 보유 주식 매매, 신용융자 현금상환 등으로 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지만, 기한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추가 자금을 마련하는 동안 주가가 더 떨어지면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고객의 추가 납입 여력과 담보가치가 동시에 낮아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계좌를 면밀히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융자 잔액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조7715억원으로 전날보다 1269억원(0.44%) 증가했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체결액은 약 84억2000만원으로, 이달 4일 약 39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에 정부는 반대매매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담보 부족이 대규모 강제매도로 이어지는 상황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규제 완화가 모든 계좌의 반대매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담보 유지 기준과 적용 대상, 기존 담보 부족 계좌의 처리 방식 등은 증권사별 시행 방안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신용융자에 대한 담보비율 유지 의무 면제로, 주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증권사들은 정부 발표 직후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며, 구체적인 적용 방안과 기존 계좌에 미치는 영향은 검토 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담보부족 고객의 단기 반대매매 가능성이 낮아졌다"면서도 "다만 반대매매가 과도하게 일어나면 오히려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주가 급락과 강제매도가 맞물려 하락세를 심화시키는 상황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라고 전했다. ◆ 메모리 업황은 견조하다는 평가…반등까지 버틸 여력이 변수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최근 주가 하락이 기업의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미주 영업·마케팅 채널을 점검한 결과 당장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 역시 수요 감소보다는 건설 지역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27년 예상 순자산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각각 1.13배, 1.00배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잠재적 위험보다 기대수익에 압도적으로 무게가 실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도 이번 급락이 반도체 업황 자체의 악화보다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수급 충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의 AI 산업 규제 강화 우려와 헤지펀드 청산 등이 기술주 전반의 하락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민주당 역시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중시하는 만큼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내 투자가 지연되더라도 동맹국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연산 수요가 유지될 수 있어, 정책 우려가 과도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곧바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M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말까지 저점을 높이더라도 내년 상반기에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협의와 장기공급계약의 이익 방어력이 확인돼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AI 관련 기술주 역시 주가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AI 산업이 고성장 국면에 있지만 관련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적자인 데다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AI 기업들과 빅테크들의 현금흐름 개선 단서가 입증되기 전에는 악순환이 끊어지기 어려워보인다"라며 "시장은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이 단서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4분기 실적 시즌까지는 가야한다"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2026-11-07 07:00
사진
정비사업 용적률 1.2배 허용한다더니…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와 여당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인센티브를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통과가 기대됐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의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의 부정부패 가능성을 지적하며 공공 정비사업 확대를 언급하면서 정부의 민간 정비사업 지원 기조가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은 이미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추가적인 요건과 제한이 붙을 수 있어 실제 정비사업 현장에서 사업성 개선 효과가 폭넓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합의 됐지만 실제 법안 통과는 미지수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 1.2배까지 부여하도록 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법안 개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일러스트=이동훈 선임기자]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간 협의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오 시장과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위축된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10대 개선 과제'를 국토부에 제시했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8개 과제를 수용했으며, 나머지 과제 중 하나인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특별법에 따라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법적 상한의 최대 1.4배, 공공재개발 사업에는 최대 1.3배의 용적률을 적용하는 점을 들어 민간 정비사업에도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에도 법적 상한의 1.2배 또는 1.3배까지 용적률을 추가로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국토부는 용적률 1.2배 방안을 최종 선택해 여당과의 협의 과정에 있으며 이를 포함한 도정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이 제도가 확정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이 300%인 서울시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360%까지 용적률을 늘릴 수 있으며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250%에서 300%까지 받게 된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이 법적 상한의 1.2배로 높아지면 2031년까지 약 4만3000가구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순증 물량은 기존 목표인 8만7000가구에서 13만가구 수준으로 늘어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법적 상한 1.2배 상향이 모든 사업장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이같이 추산된다"고 말했다. 시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의 정비사업 주택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적률 상향이 이뤄지면 단순계산시 35만가구 착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다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정안의 방향성은 마련됐지만 국토부와 여권에서 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라서다. 실제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용적률을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도시정비법처럼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협력하겠다"면서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하고 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국토부와의 실무협의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도정법 개정안은 국토부가 아닌 여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안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울시보다 야당과의 협의가 우선시 될 것"이라며 "세부적인 개정안 내용에 대해 서울시의 검토를 요청하는 경우가 아직 없었고 단지 서울시의 요청사항만 국토부에 전달된 상태"라고 말했다.  ◆ 與 지역별 차등적용 등 추가 조건 내놔…대통령 비판 인식도 통과 변수 이미 방향성이 확정됐음에도 정부와 여당이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는 "서울시 입장은 이미 전달한 만큼 개정안 처리를 신속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대했던 연내 국회 통과가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법안 개정에 시간이 소요될 사안도 발생했다. 당정협의 과정에서 여권의 추가 사항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먼저 지역별 차등적용이다. 강남·서초·송파구의 강남3구와 용산구의 민간정비사업은 용적률 추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또 늘어난 용적률로는 전용면적 59㎡ 이하 주택만 짓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늘어나는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에 대해 예외를 주지 못하도록 명확히 하는 것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일단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당에서 요구하는 추가 사안은 서울시가 고려했던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내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 추가 소요와 진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부분은 서울시가 크게 반대할 사안은 아닌 만큼 개정안 통과를 크게 늦출 요인이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사업성 증대가 절실한 비도심 강북지역에 중점적으로 배정할 수 있고 또 강남권 등 인기지역에서는 재건축 이후 사업성까지 고려해 고밀 재건축을 크게 반기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요구 사항인 재개발 임대주택 공급 완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통과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측하면서도 막판 진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재명 정부출범 이후 사안마다 극한대립에 빠진 서울시와 국토부의 관계 때문이다. 협의 과정도 순탄치 않다. 오세훈 시장은 홍 장관과의 빠른 만남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홍지선 장관은 실무협의부터 마무리한 다음 만남을 공식화한 상태다. 도정법 개정 사례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한 반면 서울시는 국토부가 도정법 개정에 대해 시 의견을 요청한 사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재개발 사업장을 찾아 공공 재개발을 강조하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공재개발은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데 민간정비사업은 부정 부패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을 악마화한다고 비판했다. 시장 전문가는 "대통령이 맞대 놓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했는데 여권이 민간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법안 개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정비사업에 대한 방향성은 국정과제에도 명시돼 있는 '공공성 강화'며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도 있는 만큼 국회나 정부의 제도 개선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11-07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