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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통화전쟁]①미국 경제력과 달러패권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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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기축통화로 역할해 온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 G2로 성장한 중국의 위안화가 급부상하고, 암호화폐가 기존 통화의 대체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철환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의 기고 연재를 통해 통화전쟁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한다. 

이철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한나라의 통화 가치는 기본적으로 자국 경제의 기초체력, 즉 펀더멘탈(fundamental)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 펀더멘탈이 좋으면 통화가치가 상승하고, 펀더멘탈이 약화될 경우 통화의 가치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다른 나라들 경제력과의 상대적 비교와 차이를 통해 자국통화 가치의 수준이 결정되고 있다. 그 결과 통화 강세는 자국의 경제력이 강화되었음을, 그리고 통화 약세는 그만큼 경제력이 약화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경제의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31.3%에서 2022년 25.4%로 축소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비중은 3.9%에서 2022년 18.3%로 급증하였다.

이는 2001~2022년 기간 동안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세계 평균 3.5%보다 2배 이상 높은 8.4%를 기록한 데 비해, 미국은 1.9%에 그쳤기 때문이다. 물론 이 기간 미국 비중이 줄어든 것보다 중국 비중이 더 늘어난 이유로는 일본의 비중이 12.9%에서 4.2%로 급감한 것도 작용하였다.

[격랑의 통화전쟁] 글싣는 순서

1. 미국 경제력과 달러패권의 위상
2.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부채한도 증액
3. 반복되는 금융위기
4. 중국경제력 확대와 위안화 상승
5. '탈달러' 현상에 편승한 위안화 파고들기
6. 유로화, 존재감 약한 2위 기축통화
7. 아베노믹스의 명암
8. 암호화폐의 기축통화 가능성과 미래
9. 달러패권의 시대는 저무는가
10. 위안화가 달러를 넘어서기 어려운 이유

한편,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와 대외순부채 규모도 대폭 증가하였다. 2001~2022년 동안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무려 11조 8,600억 달러에 달했다. 또 대외순부채(대외자산-대외부채)는 2001년 2조 2,945억 달러에서 2022년 16조 1,200억 달러로 급증하였다.

재정적자 규모도 대폭 늘어났다. 2000년대 테러와의 전쟁 이후 미국 재정적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그 이후로도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사태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 과정에서 대규모 적자 국채를 발행하게 되었다. 그 결과 연방정부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54.5%→ 2020년 131.8%→ 2022년 129% 수준으로 급증하였다. 늘어난 부채 규모가 미국경제가 감당 불가능할 정도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커지게 된 것은 물론이다. 더욱이 정부 부채의 한도를 증액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갈등으로 디폴트(default) 우려마저 제기되었다.

이처럼 미국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달러화의 위상도 동시에 약화되어 갔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우선, 국제결제와 외환보유고 구성비에서의 달러 비중 감소이다. 물론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50%를 웃돌며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0년 동안 10%p 이상 축소되었다. 즉 2001년 71.5%에 달하던 달러 비중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65% 아래로 떨어졌고, 2020년 4분기 이후부터는 60% 밑으로 하락하더니 2022년에는 58.4%로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로화는 19.2%→20.5%, 엔화는 5%→ 5.5%로 각각 상승했다. 특히 중국 위안화는 0→ 2.7%로 대폭 상승하였다.

다음은 세계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결제 비중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경을 넘어서는 거래는 대외결제(경상계정+금융계정), 외환거래, 국가 간 채권발행, 대외대출, 외환보유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것은 글로벌 외환 거래이다. 외환거래는 현물(Spot), 외환 교환(FX swaps), 외환 선도 거래(forwards) 등으로 구성되며, 2022년 일별 거래대금은 7조 5천억 달러였다.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의한 2022년 말 기준 통화별 외환거래 규모 비중은 미국 달러가 1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절반에 못 미치는 44%에 불과하였다. 달러에 이어 유로 16%, 엔화 9%, 파운드 7%, 위안화 4% 순이며, 원화는 1%를 차지하였다. 달러 결제 비중 하락의 주요인이 1999년 유로화의 출범이기는 하지만, 달러패권 약화 요인들이 점차 증대하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스위프트(SWIFT) 결제망에서 사용된 달러화 비중 또한 50% 이하를 맴돌고 있다. 물론 2023년 4월 기준 42.7%로 1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2위 유로화와의 격차는 11%p에 불과했다. 2위인 유로화가 31.7%, 파운드화 6.7%, 엔화 3.5%, 위안화 2.3%를 각각 나타내었다.

이제 달러 인덱스(USDX, US Dollar Index) 변동 추이를 통해 달러의 위상을 살펴보자. 달러 인덱스는 미국 달러 가치의 상대적인 높낮이를 측정하는 지표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는 세계 주요 6개 통화인 유로(57.6%), 엔(13.6%), 영국 파운드(11.9%), 캐나다 달러(9.1%), 스웨덴 크로나(4.2%), 스위스 프랑(3.6%)의 가치에 경제 규모 비중을 적용해 산출한 값을 미국 달러와 비교한 수치다.

지수는 1973년 3월 값=100으로 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에서 발표하고 있다. 통상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미국 달러 강세, 100보다 낮으면 미국 달러 약세를 의미한다. 이는 또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력의 강화 그리고 달러 약세는 그만큼 미국의 경제력이 약화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973년 이후 지수의 최고치는 남미 부채위기 발생 시기인 1985년 1월의 164.72였고, 최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시기인 2008년 3월의 70.69였다.

한편, 최근 10년 동안의 달러 인덱스 변동치를 보면 최저치는 2015년 5월 9일의 79.12였고, 최고치는 2022년 9월 27일의 114.04였다. 2022년 9~10월 무렵 달러는 불과 한해에 4.75%p(0.0~0.25%→ 4.75~5.00%)에 이르는 급격한 금리 인상 덕분에 '킹 달러(king dollar)'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당시의 달러 최고치는 달러당 150엔, 1,442.5원, 7.4위안이었다. 또 1유로당 0.962 달러, 1파운드 당 1.075 달러까지 상승하였다. 결과적으로 주요국들의 모든 통화가치를 수십 년 만에 최저로 끌어 내렸다. 이후 다른 통화들도 금리 인상 대열에 동참하자 달러 강세 현상은 다소 주춤해졌고 달러지수도 상대적으로 하락하였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불안과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달러 가치는 다시 상승하고 있다. 킹 달러는 언제든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증거다. 달러 인덱스 지수는 7월에 잠시 100 이하로 떨어졌으나 이후 줄곧 올라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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