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차례상 평균 비용 30만원···간소화 하고 가족여행 늘어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고물가 상태가 지속되며 올해 추석 차례상을 간소화 또는 생략하겠다는 가정이 늘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 폭우 및 태풍 피해로 사과와 배 등 차례상 과일은 금(金)값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올해 추석 연휴는 6일간의 황금연휴로 차례는 간단히 지내고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겠다는 분위기다.
서울 양천구 목2동 시장을 찾은 주부 이상순(65)씨는 25일 "원래 배는 추석무렵에 특히 비싸 한두개만 사려 했는데, 이번에 가보니 사과도 한개에 5000원이 넘어 깜짝 놀랐다"며 "그래도 안 살수는 없어 배 한개랑 사과 3개에 2만원 넘게 주고 사고, 고사리하고 시금치 등 나물 몇가지 샀는데 10만원 훌쩍 넘더라"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가격동향에 따르면, 추석 사과로 알려진 '홍로'는 10개 평균 소매가격이 3만1580원으로 전년동기(2만5506원) 대비 23.8% 올랐다. 소비자들이 찾는 재래시장이나 마트에서 사과 한개는 개당 4000~6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평년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준으로 역대 최고가격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오전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 예서헌에서 열린 2023년 추석 차례상 시연 행사에 간소화 차례상이 차려져 있다. [사진=뉴스핌 DB] |
또 올해 추석 차례상 준비 평균 비용은 30만4000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면 26만원, 대형유통업체에서 구매하면 34만원 정도로 전통시장에서 준비하는 비용이 22.1%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차례상 준비 비용 부담에 간소화하거나 코로나19로 차례를 아예 생략하는 가정도 점점 늘고 있다. 차례상 전문가들은 추석 차례상은 송편과 함께 약간의 과일, 구이, 나물, 김치, 술 등 6종류면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올해 추석은 6일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지자 차례상은 간소화 또는 생략하고 가족들끼리 국내나 해외 여행을 떠나겠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서울 강북구의 40대 직장인 김상우씨는 "예전 만큼 명절 분위기를 낼 상황도 아닌 것 같다"며 "이번 추석에는 청주 고향집에서 차례만 간단히 지내고 강원도로 가족들끼리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유모씨는 "원래 큰집에서 추석이나 설에 차례를 지냈었는데, 코로나때부터 아예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며 "주변 친구들은 가족들과 해외여행도 많이 간다고 하는데 우리 가족도 내년에는 해외 여행을 갈까 생각중"이라고 했다.
20~30대 MZ세대들은 취업준비 등으로 아예 고향에 내려가지 않거나 '단기 알바'를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대학생 정상원씨는 "쿠팡 택배 단기알바는 이미 하기로 했고, 시간이 남으면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추석에만 할 수 있는 알바를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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