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부결론 우세하지만 '방탄' 오명 우려
이 대표 단식, 결집효과 일으킬까...일부 '동정론'
지난 2월 기권·무효표 절반만 돌아서도 '가결'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대다수 의원은 사실상 '부결'로 가닥을 잡았지만 관건은 비명(비이재명)계의 선택이다.
체포동의안 가결 조건은 국회 재적인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인원 과반 찬성이다. 단식 중인 이 대표와 윤관석 무소속 의원(구속기소), 박진 외교부 장관(미국 순방)을 제외하고 이날부터 최강욱 전 의원의 의원직을 승계하는 허숙정 의원을 포함하면 예상되는 재적인원은 295명이다. 이 가운데 과반인 148명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단식 18일차를 맞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2023.09.17 leehs@newspim.com |
국민의힘 110명, 정의당 6명,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 여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 2명(하영제, 황보승희)을 합하면 120명이 가결표를 던질 경우 민주당 당내 28명이 이탈하면 체포안이 통과된다.
앞선 2월 체포안 표결 결과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무효 20명으로 찬성이 출석 인원의 과반에 달하지 못해 부결됐다. 당시 민주당 의원 169명이 전원 표결에 참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내 이탈표는 30표 안팎으로 추정된다.
당내에서는 부결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비명계이자 온건파인 박광온 원내대표도 부결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은 데에는 '방탄 정당'이라는 오명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니 어느 길이든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 올가미"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날로 22일째인 이 대표의 단식이 당내 결집 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분석도 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지금 상황에선 일사불란하게 가야지 사분오열하면 예측할 수 없는 혼돈의 시간이 올 것"이라며 "중도에 있는 사람이나 비명계 일부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동정여론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직접 부결을 호소했다. 그는 "제가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당당하게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들었다"며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국가권력 남용과 정치검찰의 정치공작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저들의 꼼수에 놀아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3개월 만에 이를 뒤집는 듯한 이 대표의 요청이 역효과를 일으켰다는 평가다. 한 비명계 초선의원은 이 대표의 메시지에 대해 "논평할 가치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비명계 초선의원도 "당 꼴이 우스워졌다"고 혹평했다.
결국 비명계가 얼마나 가결을 택하는지가 관건이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지난번 표결 때 기권·무효에 던진 절반만 가결로 넘어가도 28표"라면서 "당시 기권·무효표를 던진 의원 중 이번에는 가결하겠다는 의원이 꽤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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