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6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사망자 수가 2만명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리비아 동부 보건부 장관인 오스만 압둘자릴은 이번 홍수로 인한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의 사망자 수가 이날 현재 6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폭우로 리비아의 한 도로가 무너진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종자 수도 최소 1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시신이 잔해 속에 파묻혀 있거나 지중해로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커서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리비아 동부 알-바이다 의료 센터의 압둘 마지크 소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2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는 지난 11일 토네이도를 동반한 폭풍 '대니얼'이 북동부 지역을 강타해 댐 두 곳이 붕괴하면서 대홍수를 겪었다. 이들 댐에서 쏟아져 나온 물이 데르나를 덮치며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데르나의 기반 시설이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이재민도 최소 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홍수로 벵가지와 데르나 등 주요 도시로 향하는 도로와 교량 대다수가 유실돼 구조·구호 작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CNN은 현재 데르나로 향하는 7개의 진입로 가운데 2개만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지 비상위원회 위원 히켐 아부 키우앗은 "바다에 수십구의 시신이 계속 버려지고 있다"며 끔찍한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각국으로부터 구호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 루마니아, 핀란드 등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텐트, 야전 침대, 담요, 발전기, 식료품, 병원 텐트, 물탱크 등을 지원했으며, EU는 약 50만유로(한화 약 7억원)의 인도주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영국도 최대 100만파운드(약 16억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재난이 무정부 상태에 놓인 리비아에서 댐 등 기반 관리 시설 소홀로 인한 '예견된 재앙'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리비아 민주주의 연구소의 모인 키키아 소장은 "폭풍으로 인한 재난이 고질적인 부패와 거버넌스 부재로 엄청난 재앙으로 바뀌었다"면서 이번에 무너진 댐은 수년간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10년 넘게 정치 공백과 혼란을 겪고 있다. 현재 리비아는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LNA)과 서부의 과도정부인 리비아통합정부(GNU)가가 대립하는 무정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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