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P-038, 피하조직 주사 한번에 약효가 한 달 넘게 '지속'
매일·매주 복용하는 기존 제품 대비 편의성과 안전성 '강점'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 2022년 3조원…2030년 133조 전망도
휴메딕스와 비만치료제로 공동개발 중…기술료 및 로열티 수익 기대
이 기사는 9월 11일 오전 11시44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배요한 기자 = HLB제약이 비만 치료를 위한 장기지속형 주사제(HLBP-038)'에 대한 제조방법 특허를 출원하며, 수십조 규모에 달하는 비만·당뇨용 장기지속형 치료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기술이전(L/O)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11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HLB제약은 비만치료를 위한 장기지속형 주사제(HLBP-038)'에 대한 제조방법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HLB제약은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개발을 2017년부터 시작했으며, 2020년 HLB그룹에 인수된 후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사업 체계를 갖춰 자체 SMEB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HLB제약은 지난 2021년 휴메딕스와 비만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을 위한 특허전용실시권 및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HLB제약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제형을 개발하고, 이후 휴메딕스가 기술을 이전받아 임상을 진행하는 형태다.
SMEB 기술 모식도.[자료=HLB제약 홈페이지] |
HLB제약 관계자는 "특허 절차가 시작됨에 따라 내년 중에는 기술이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개발 마일스톤에 따라 기술료와 로열티 등도 받게 돼 회사의 수익구조와 기술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HLB제약의 기술이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비만치료제의 불편함을 현저히 개선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노보 노디스크사가 개발한 '삭센다'와 '위고비' 등이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처방되고 있지만 해당 약물들은 매일 또는 매주 주사 투약을 해야 돼 복용상의 불편함이 있고, 잦은 복용에 따른 약물 부작용으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HLB제약에 따르면 이번에 특허를 출원한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는 피하 조직에 한번 주사하면 약물이 서서히 체내로 방출돼 한 달 넘게 약효가 지속된다. 장시간 동안 일정하게 약효가 발휘돼 자주 주사해야 하는 약물에서 나타나는 부작용도 없어 안전성도 뛰어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HLB제약의 신약물질 역시 블록버스터 약물들과 동일하게, GLP-1 유사체의 작용에 의해 인슐린 분비를 유도한다. GLP-1 유사체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GLP-1 호르몬을 흉내 낸 물질이다. 이를 통해 혈당수치를 낮추고, 식욕 억제와 위장 운동 조절 등으로 소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HLB제약은 주사제는 자체 개발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SMEB)을 활용해 GLP-1 유사체를 몸에서 자연스레 녹는 고분자 미립구에 넣어 약효의 지속성을 구현한다. 미립구의 안정성이 높아 장기지속형 주사제에서 흔히 발생하는 초기 약물 과방출 부작용도 없다는 장점이 있다.
박재형 HLB제약 대표이사.[사진=HLB제약] |
박재형 HLB제약 대표는 "약물의 안전성과 복용 편의성 등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크게 각광받으며 최근 대형 제약사들이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가장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약물을 담는 그릇, 즉 미립구의 제조에 있어 한계에 직면한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HLB제약이 자체 개발한 SMEB 플랫폼 기술은 약물이 함유된 균일한 크기의 미립구를 매우 안정적이며 균질하게 연속생산이 가능한 기술"이라며 "특히, 연속생산공정으로 생산 효율 증대와 의약품의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bD) 기술을 제형 연구단계부터 적용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약물의 초기 과다 방출 등에 따른 부작용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기관인 모건스탠리는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2년 24억 달러(약 3조2016억원)에서 2030년 540억 달러(약 72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엔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2030년엔 1000억 달러(약 133조원)에 달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박 대표는 "특허 출원 단계로 아직 당사의 기업가치에 반영된 부분은 크지 않다"면서도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의 급성장을 감안하면, 기존 약물대비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당사 치료제의 임상이 본격화될 경우 HLB제약 뿐만 아니라 '리보세라닙'에 이어 HLB그룹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신약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HLB제약 로고.[사진=HLB제약] |
한편 HLB제약은 혈전증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HLBP-024)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HLB제약만이 아픽사반을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할 수 있는 글로벌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어, 타사에서의 개발장벽이 높은 편에 속한다.
박재형 대표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엘리퀴스는 뛰어난 약물이지만 하루 2회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위장관 출혈, 단기 투약 중단에 따른 혈전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당사의 신약이 개발되면 한 해 20조가 넘게 팔리고 있는 엘리퀴스의 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7월 열린 미국 CRS 2023 학회서 발표한 우리의 연구개발 내용이 우수 포스터로 선정돼 이미 학계 및 업계의 전문가들에게 주목받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 중으로, 올해 열리는 차이나바이오, 바이오유럽 등에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yo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