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10월 중 LH 혁신방안 마련
취업심사대상자 현행 2급서 확대 검토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무량판 구조 건물에 대한 철근 누락 논란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미 계약 체결을 마친 전관업체와의 용역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LH 전관 논란을 전면 차단하기 위해 퇴직자와 전관업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전관업체와의 용역계약을 전면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H와 국토교통부는 이날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 주재로 열린 'LH 용역 전관 카르텔 관련 긴급회의'에서 설계·감리 분야를 중심으로 LH 전관개입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LH 전관 카르텔 철폐 방향'이 발표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LH 용역 전관 카르텔 관련 긴급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8.20 pangbin@newspim.com |
우선 LH가 전수조사를 통해 퇴직자와 전관업체 DB를 구축하기로 했다. 최근 5년 내 LH와 설계·감리 계약을 체결한 적이있는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토대로 DB를 먼저 구축하고 향후 진행되는 설계·감리 참여자에 대한 DB도 수시로 갱신한다는 방침이다.
LH에 따르면 철근 누락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달 31일 이후 전관 업체가 참여해 체결된 설계 공모는 10건(561억원), 감리용역은 1건(87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LH는 전관 재직이 확인된 해당 계약 총 11건(648억)에 대해 계약을 취소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31일 이후 입찰을 공고했거나 심사를 진행 중인 설계·감리 용역 계약 23건(892억원)에 대해서는 공고를 취소하기로 했다.
LH 취업심사제도 역시 강화된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취업심사 대상자를 임원에서 2급 이상으로 확대했으나, 정작 취업제한 대상기업이 자본금 10억원 및 매출액 100억원 이상으로 한정돼 심사대상에 포함되는 퇴직자가 극소수였다. 이에 국토부는 인사혁신처와 협의를 통해 취업제한 대상기업을 확대해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현장. [사진=인천시] |
또 전관업체의 수주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전관업체의 경우 계약 참여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이 같은 전관 차단 방안은 LH 뿐만 아니라 국토부 및 국토부 소관 공공기관으로 확대를 추진한다.
국토부는 이번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월 중 LH 이권카르텔 혁파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전관 차단을 위해 긴요하고 즉시 이행할 수 있는 과제부터 우선 추진하고 부처간 협업 사항에 대해서는 10월까지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철근누락 문제가 발생한 설계·감리 분야는 국민안전과 직결된만큼 조속히 LH 전관개입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2021년 발표된 LH 혁신방안의 사각지대로 꼽히는 취업심사 대상자를 확대한다. 지금은 임원급인 2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전관 DB 구축 이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DB 구축을 토대로 전관 현황을 파악한 뒤 업심사 계약관리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단계)별 전관차단을 위한 제도강화를 검토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관을 고리로 한 이권 카르텔은 공공의 역할에 대한 배신일뿐 아니라, 민간 자유 경쟁 시장을 왜곡시키고 공정한 경제질서를 정면으로 파괴하는 행위"라며 "반카르텔 정부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 하에서 한치의 흔들림과 양보 없이 필요한 변화에 대해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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