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2조3000억원 규모의 아파트 빌트인 가구 입찰 담합을 지시·승인한 혐의로 기소된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이 8일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반면 한샘 법인은 담합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박정길 박정제 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샘·한샘넥서스·넵스·에넥스·넥시스·우아미·선앤엘인테리어·리버스 등 가구업체와 최양하 전 한샘 회장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최양하 전 한샘 회장. [사진=한샘]

주식회사 한샘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다만 담합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선처해달라"고 밝혔다.

한샘 넥서스 측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 "당시 경쟁이 워낙 심해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잘못된 판단을 하게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회사는 재발방지 조치를 매우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최 전 회장 측은 "담합에 관여하거나 담합을 승인 내지 지시한 적이 없다. 또한 피고인은 회사를 퇴사한 이후에야 담합 사실을 알게 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최 전 회장도 변호인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른 피고인들은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힌 만큼 최 전 회장에 대해서는 재판을 분리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월 12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4개 건설사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신축현장 783건의 빌트인 가구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입찰가격 등을 합의해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건설사의 현장설명회 전후로 모여 낙찰 순번을 정하고 가격과 견적서를 공유해 '들러리 입찰'을 세우는 방식으로 경쟁을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담합한 입찰 규모는 총 2조32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빌트인 가구는 싱크대, 붙박이장과 같이 아파트 등 대단위 공동주택의 신축과 재건축 등 사업에서 주택의 시공과 함께 주택에 부착·설치되는 가구를 뜻한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