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100% 조건 5699만원 맞춰, 4000만 후반 가능
"예약대수 1만5000대, 절반만 수령해도 판매량 회복"
"신차·성능 개선 없는 가격 정책 한계, 경쟁도 높아져"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테슬라가 저렴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후륜구동(RWD)를 국내에 출시해 그동안 하락세를 그리던 판매량에 반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모델Y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테슬라는 모델Y의 가격을 국고보조금 100%를 받는 조건 중 하나인 가격(5700만원 미만)인 5699만원으로 책정했다.
테슬라는 국고보조금과 테슬라 자체의 할인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으면 4000만원 대 후반에서 5000만원대 초반의 가격을 예상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Y 사륜구동 롱레인지의 가격이 7874만원이었지만 저렴한 중국 CATL의 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하면서 2000만원 이상 가격을 낮췄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테슬라 코리아가 후륜구동 기반의 모델 Y를 출시했다. [사진=테슬라코리아]2023.07.14 dedanhi@newspim.com |
테슬라가 모델Y의 출고값을 크게 낮추면서 그동안 떨어지던 한국시장의 판매량은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테슬라 고객의 예약대수가 1만대~1만5000대를 넘었다고 한다"라며 "테슬라가 지역별 보조금 잔액과 인도 시점을 고려해서 선택하겠지만, 그 절반만 실제 수령으로 이어져도 테슬라의 한국 판매량은 예년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모델Y의 디자인 변경 등이 없는 상황에서 가격만 낮추는 것은 한계가 있어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지난 17일 "모델Y는 보조금이 지급될지도 아직 불확실하다"라며 "테슬라는 친환경차 보급 목표가 부여된 기업이 아니고 모델Y는 현행 규정상 혁신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해 보조금 전액이 지급되기도 어렵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테슬라가 가격을 내려서 보조금을 받는다면 판매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2년 전에는 1만5000대 수준이었던 테슬라가 뚝 떨어졌는데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지만 과거처럼 고급차 시장을 휩쓰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기차협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메이드인 차이나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좋지 않고, 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해 주행거리도 짧게 나오는 등 성능도 다소 떨어진다"라며 "테슬라의 차가 오래돼 이제는 식상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아무 변함이 없이 메이드 인 차이나가 들어오는 것이어서 크게 영향을 못 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장기적으로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리더 위치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도 평가는 갈렸다. 현재처럼 신차를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계가 역력하다는 것이다.
김필수 교수는 "테슬라의 완성도는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부족한 편이며 사회적 기여도는 그야말로 제로"라면서 "현대기아차 전기차의 수준이 높고, 벤츠나 BMW 전기차도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독점도 어렵다. 전기차 시장의 리더 위치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항구 원장은 "테슬라의 판매가 떨어진 이유를 신모델이 없기 때문인지, 코로나로 인해 공급이 부족한 것인지 원인을 더 찾아야 한다"라면서도 "가격이 낮아지면 판매는 늘겠지만 향후 경쟁에서 누가 우위를 점할 것인가는 가격 요인이 아니라 성능이 얼마나 좋아질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호중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테슬라는 경쟁력이 있는 회사로 그동안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려고 노력해왔는데 그런 노력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시장에서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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