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하향 안정 추세…2%대 물가·근원물가 둔화
금융권 연체율 상승·새마을금고발 금융 불안 지속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경기부진 속에 새마을금고발 금융불안까지 나타나자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통방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 통방회의가 열리지 않은 지난 3월과 6월을 제외하고 지난 2월부터 이날까지 기준금리는 4회 연속 동결이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2%대까지 낮아진 상황에서 금융 불안 및 소비·투자 위축을 감내하며 기준금리를 올릴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초 5%대에서 지난 6월 2.7%까지 내려왔다. 더욱이 유가 등을 뺀 수요에 의한 물가 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지난 5월 3.9%에서 6월 3.5%로 떨어졌다.
물가 상승률 하향세는 뚜렷한 반면 금융시장 불안은 지속된다. 올해 들어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을 중심으로 금융권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도 확대됐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취약차주가 빚을 갚지 못하는 등 연체율이 치솟을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7.13 ace@newspim.com |
최근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에 새마을금고발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됐다.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가 나서 시장 불안을 우선 잠재웠지만 뇌관은 제거되지 않았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위험 노출액), 취약차주 대출, 유가증권 투자 및 유동성 관련 자재 리스크 부담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부진 장기화 등 경기 성장 흐름이 좋지 않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배경이다. 한국경제 성장 동력인 수출은 지난 6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에 정부는 수출 부진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1.6%에서 1.4%로 내렸다. 정부는 양호한 고용 상황과 누적된 저축,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민간소비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진다고 전망했으나 투자는 건설수주 감소와 대외불확실성으로 제약 요인이 많다고 진단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상저하고 경기 흐름 속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한은이 소극적 정책 공조를 통한 경기 회복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가 유지됐다.
이창용 총재는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금통위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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