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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지정감사제 수정 불가···'핀셋 대책'이 기업 입장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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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제도 일부 보완…재계 "핵심 빠졌다"
회계업계 "회계 투명성 개선에 별 도움 안돼"
외부감사 시기‧직권지정 사유 완화 대책 내놔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금융당국이 신(新)외부감사법(외부감사법 개정안)으로 도입한 주기적 지정제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해관계가 다른 재계와 회계업계 모두 반발하고 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지정감사제)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 없이 '일단 유지'하기로 하면서, 미봉책으로 남겨둬서다. 

재계는 기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인해 들어가는 비용이 과도하다며 폐지 또는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회계업계는 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해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6.13 ymh7536@newspim.com

13일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주요 회계제도 보완 방안'에 따르면 2017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를 계기로 단행된 회계개혁 제도를 손질하는 내용 중 지정감사제를 '6+3'(기업 자유선임 6년, 금융당국 지정 3년) 방식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발표에 회계업계와 재계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재계는 감사비용 증가와 과도한 자료 요구 등 지속적인 부담 가중을 내세우면서 폐지 또는 대폭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회사 한 곳의 평균 감사보수는 약 2억7500만원으로 제도 도입 전인 2018년(1억3800만원) 대비 두 배로 뛰었다.

지난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상장사 감사보수는 127% 늘었다. 이를 근거로 기업들은 아직 한 주기가 돌지 않은 지정감사제(기업 자유선임 6년, 금융당국 지정 3년) 폐지를 요구했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기준 한국의 회계 투명성 순위는 2019년 61위에서 지정감사제 시행 직후 2년간 올랐다가 지난해 53위로 16계단 내려앉았다"며 "지정감사제는 회계 투명성 개선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회계업계는 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해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최근 기업 내 횡령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는 등 회계관리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결내부회계 관리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경영계는 비용 대비 효용을 고려해 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은 100~400개에 달하는 자회사를 일괄 관리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 유치에 나설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은 중견·중소기업은 사실상 제도의 효용이 전무하다"며 "이에 비해 품과 비용은 많이 드는 일이라 도입 자체에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6.13 ymh7536@newspim.com

◆ '핀셋 대책'으로 직권지정 사유 줄여

금융당국은 지정감사제를 손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책 순환주기가 도래하지 않아 자유선임과 지정감사 효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봤다. 지정대상 기업 중 아직 지정감사를 수감하지 않은 비중이 40%에 달해 제도 변화 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점도 고려했다.

대신  기업 부담을 최대한 완화하는 '핀셋 대책'을 내놨다. 기업 부담으로 작용하는 외부감사 시기는 늦춰주고 직권지정 사유를 대폭 줄었다.

자산 2조원 미만 상자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시기를 기존 2024년에서 2029년으로 5년 미뤘다. 또 2조원 이상 상장사라도 도입 유예를 요청하면 최대 2년간 유예를 허용하기로 했다. 자산 1000억~5000억원 중소 비상장사의 신규 상장 시 내부 회계 외부감사도 3년 유예한다.

직권지정 사유는 기존 27개 중 16개 사유를 폐지 또는 완화하기로 했다. 재무기준 미달,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 등의 사유가 사라진다.

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은 "전체 상장사의 절반 이상이 감사인 지정을 받고 있는데 그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건 문제"라며 "자유 선임 비율이 높아야 감사인 간 경쟁이 이뤄져 품질·서비스 개선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직권지정 사유 축소로 정부는 감사인 지정 비중이 4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정감사제 수정 여지는 남겼다. 송 팀장은 "올해 사업보고서가 2024년 3월 나온다"며 "자유 선임으로 넘어온 기업 회계 투명성에 대한 데이터(220개사)가 처음 나오는데 이후 시점부터 회계 투명성이 견고히 유지됐는지 여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기업 규모가 큰 곳들이라 이걸로 충분할지, 2025년 3월 누적 440개 데이터를 또 축적해야 할지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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