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해외수주 87억 달러...연간 목표치 25% 수준
수주 텃밭 중동, 아시아 모두 감소세
경기둔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수주 개선 불투명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업체간 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이 전년대비 10% 넘게 줄었다.
해외건설 텃밭이던 중동과 아시아에서 신규 계약이 감소하자 전체적인 수주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국내 기업들이 매출 확대에 치중하기보단 수익성을 우선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3년 연속 기록했던 300억달러 돌파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올해 누적 해외수주 87억 달러...중동, 아시아 모두 줄어
1일 건설업계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누적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87억달러(11조5000억원)로 전년동기(103억달러) 대비 16% 감소했다.
이 기간 수주건수는 241건에서 248건으로 3%, 진출 국가는 76개국에서 80개국으로 5% 늘었다. 하지만 수주 실적을 기록한 업체가 243곳에서 218곳으로 10% 정도 줄어든 데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부진한 것이 수주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자료=해외건설협회] |
국내 수주액의 70~80%를 차지하는 중동과 아시아 모두 수주 실적이 줄었다. 올해 누적 중동의 수주액은 14억9900만달러(1조9800억원)로 전년동기 16억5400만달러 대비 9.4% 줄었다. 리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수주액이 늘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라크 등에서는 실적이 감소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65억1400달러에서 34억2600달러로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외 지역에서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북미에서는 증가했고 유럽에서는 실적이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작년 해외수주 1위에 오른 삼성물산이 올해도 23억5700만달러(3조1100억원)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SK에코플랜트,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DL이앤씨 등의 순이다. 해외수주 업황이 부진하다보니 개별 기업들 대부분이 건수, 수주액에서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상황이다.
◆ 경기둔화, 인플레이션 등에 업황 개선 불투명
해외 수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정부가 목표한 350억달러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상반기 마감을 한달 정도 앞둔 현재 수주액이 목표치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3년 연속 기록했던 300억달러 돌파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건설사들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잠잠하다. 올해 들어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에서 수주한 '카두나 정유시설 보수공사'(8000억원), 두산에너빌리티의 카자흐스탄 복합화력발전소(1조1500억원), 쌍용건설의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 키파프 개발사업'(1664억원) 정도가 공사 규모가 큰 사업들이다.
지난달에는 아쉬움도 컸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LNG' 수주를 노렸던 현대건설은 프랑스·레바논·그리스 컨소시엄에 밀렸다. 100억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연간 1600톤(t) 신규 LNG 설비를 짓는 프로젝트다. 알제리 PDHPP 프로젝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에 도전했으나 영국 페트로펙에 돌아갔다.
글로벌 경기 둔화도 건설업황에 부정적이다. 경기가 침체하면 공사비 부담이 커져 발주처가 신규 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고금리 기조,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도 사업비 증가로 이어진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 발주처의 발주 지연, 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 기업의 수주액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정부 차원에서 K-건설의 해외수주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