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투표율 높을수록 과반 어려워"
당대표 후보들, 한목소리로 "나에게 유리"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기보다 결선투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 반면, 후보들은 높은 투표율이 각자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해석했다.
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4~5일 이뤄진 모바일 투표에서 총선거인단 83만7805명 중 39만7805명이 참여, 투표율이 47.51%로 집계됐다.
이는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된 지난 전당대회 당시 당원 투표율(45.36%)보다도 높은 수치다. ARS 투표까지 진행되면 투표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7일까지 모바일 투표에 응하지 않은 당원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가 실시된다.
[고양=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안철수, 황교안, 김기현,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일 오후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3.02 leehs@newspim.com |
◆ "투표율 높을수록 한 후보가 과반 어려워"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한 후보가 1차에서 과반 득표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전당대회 투표율이 60%까지도 갈 수 있을 거라고 보는데 그렇다면 50만명 가량이 투표하는 셈이다. 20만명 중에 절반을 넘기는 것과 50만명 중 절반을 넘기는 것 중 후자가 훨씬 힘들다"며 "투표율이 높을수록 결선 갈 확률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높아진 표심 중 최소 절반은 안철수 후보나 천하람 후보에게 갔을 가능성이 크다. 또 반대로 김기현 후보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지지자들도 몰렸을 것"이라며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결선에 갈 확률도 커졌다"고 짚었다.
신 교수는 자발적으로 가입한 당원들이 늘어나면서 투표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정당에선 당조직이 나서서 입당시킨 것과 달리 자발적으로 입당한 사람들은 그만큼 투표할 가능성도 크다"며 "그만큼 조직의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모바일 투표율이 높다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해석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세대별, 지역별, 성별 등의 지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막연하게 누구에게 유리했다고 하긴 어렵다"며 "또 요즘엔 60대 이상도 모바일 투표를 잘하기 때문에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유리할 거라는 해석도 섣부르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 부터 황교안,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 김기현, 안철수 당대표 후보, 김석기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 2023.02.20 leehs@newspim.com |
◆ 높은 투표율에 후보들은 아전인수…"나에게 유리"
전문가들이 유보적인 해석을 내놓은 것과 달리 각 후보 측은 높은 투표율이 저마다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YPT 청년정책 콘테스트'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율이 높을수록 당연히 저 김기현에게 유리하다"며 "그동안 민주당과 마치 합작한 것처럼 전당대회를 내부 진흙탕으로 만들거나 네거티브로 일관한 것에 대해 당심이 폭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침묵하던 다수 당원의 분노가 높은 투표율로 드러났다"며 "지금 투표율을 보면 동원투표의 위력은 약화되고 일반 우리 당심이 반영됐다. 천 후보와 개혁적인 면에서 일부 비슷한 점이 있지만 결국 당선확률이 높은 저에게 투표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후보는 전날 경남 창원 마산부림시장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천하람 태풍"이라며 "참다, 참다 터져나오는 국민의힘 개혁 열망이 높은 투표율로 보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황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비리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전당대회가 핫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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