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2013년 정점 후 감소해도 IT인력만 1.5배↑
은행 영업 환경 변화…빅테크 기업과 경쟁해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은행권이 점포 축소와 희망퇴직 등으로 인력을 줄이는 가운데 정보기술(IT) 인력은 계속 늘리고 있다. IT 전문 인력을 꾸준히 충원해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27일 한국은행 부총재가 의장으로 있는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 전체 직원 중에서 IT 직원 비중은 2013년 3.0%에서 2021년 5.0%로 뛰었다. IT 직원 비중이 5%를 넘어선 적은 처음이다.
은행 직원 규모는 2013년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고 있다. 2013년 12만5861명에서 2021년 11만2792명으로 8년 동안 1만3069명 줄었다. 은행권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와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성이 나빠지자 인력을 감축했다. 인터넷·모바일뱅킹 보편화에 따른 점포 축소는 은행권 일자리 축소를 가속화했다.
은행권 몸집 줄이기에도 IT 인력은 8년 사이에 1.5배 늘었다. IT인력은 2013년 3773명에서 2021년 5650명으로 8년 동안 1917명 증가했다. 은행권은 특히 IT 전문 인력 확보와 함께 정보 보호 관리에 공을 들였다. 늘어난 인력 10명 중 6명(1192명)은 시스템 기획·설계·개발 분야 종사자다. 정보 보호 관리 직원은 2013년 224명에서 2021년 456명으로 2배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2.27 ace@newspim.com |
은행권은 핵심 전략으로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를 꼽고 있다. 영업 환경이 디지털로 변했을 뿐만 아니라 구글이나 아마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빅테크 기업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어서다. 빅테크 기업은 지급결제를 시작으로 대출과 자산 관리 서비스 등 기존 은행 고유 업무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해말 디지털 금융 부문 강화를 담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전담 부서를 신설, 확대하며 인력을 증원하고 있다"며 "내부통제와 금융 소비자 보호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IT 인력을 더 충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서 경쟁해야 할 뿐 아니라 청년 일자리도 창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0일 금융권 청년 일자리 간담회에서 "빅블러 현상으로 금융과 비금융 영역이 흐릿해지는 상황에 금융회사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마이데이터, 클라우드 등 금융 신부문 관련 양질의 전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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