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국회 정론관서 전국교수 시국선언 기자회견
"대학 문제점은 경쟁력 약화"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대학 교수들이 8일 시국선언문을 내고 "시장만능주의 고등교육정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공공적 고등교육정책을 요구하는 전국교수연대회의(교수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9시40분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교수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전경 [사진 = 뉴스핌] |
교수연대회의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 전국국공립대학교교수회연합회(국교련) 등 7개 단체가 참여한다.
교수연대회의 측은 "대학의 설립 요건과 운영규정을 담은 대학설립·운영규정은 사학의 질적 수준을 보장하고 법인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입법 예고한 개정안은 사학법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교육기관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정까지 모두 삭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설립과 운영의 4대 요건인 교사·교지·교지·수익용 기본재산의 기준을 대폭 낮춰서 대학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고, 사학법인이 돈을 챙기라는 것"이라며 "이대로 개정되면 강의실과 술집이 한 건물에 공존하는 전대미문의 희한한 대학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실력 있고 유능한 연구자가 대학을 외면하도록 근무 여건을 악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교원 확보 기준이 완화된 점도 꼬집었다.
교수연대회의 관계자는 "지금 우리나라 대학이 직면한 최대의 문제점은 경쟁력의 약화인 만큼 교육부는 우수한 교수의 충원, 교육시설의 확충, 학문의 자율성 보장, 대학의 특성화 추진, 지역대학에 대한 정상적인 지원 등 경쟁력 강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으로 수도권 대학으로의 집중과 이른바 인기학과로의 쏠림을 조장하고 있다"며 "몇 년 내로 대학은 구조조정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는 당장 개정 추진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교육부가 개정안을 철회하고 정상적인 공론화 과정을 밟을 때까지 연대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에는 이미 설립돼 운영 중인 대학에 대해 4대 요건을 일부 완화해 적용하고, 일부 학과를 새 캠퍼스로 이전하는 절차를 쉽게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일반대학의 겸임·초빙 교원 활용 가능 비율을 현재 5분의 1 이내에서 3분의 1 이내로 확대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 입법예고 기간은 오는 13일까지다.
sona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