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최대 영업익 기록…"증권가, 더 오른다 배팅"
한 달 새 주가 9.58% 상승…"주주친화 정책 한 몫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증권사들이 지난해 9조 5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현대자동차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이는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더불어 배당금 규모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2.01 ymh7536@newspim.com |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현대차의 주가는 한 달 새(12월 19일 종가 기준 15만 1000원) 9.58%(1만 6000원) 오른 16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상승은 호실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현대차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1.2% 증가해 142조 52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47% 늘어난 9조 8198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대 실적이다. 종전 기록은 2012년의 8조 4406억원이었다. 매출은 2021년(117조 6106억 원)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최대 기록을 썼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4.2% 증가한 39조 5236억원, 영업이익은 119.6% 급증한 3조 3592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는 올해 또다시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47조 2963억원, 영업이익 9조 9942억원이다. 꾸준한 실적 개선 기대에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 1개월사이 10% 넘게 상승했다.
이 같은 이유로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삼성과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은 현대차 대한 목표가를 4.8%~9.5%까지 상향조정했다.
가장 높게 상향한 키움증권은 기존 21만원에서 23만원으로 9.5%를 상향 조정했다. 뒤를 이어 삼성증권 21만5000원→23만원(7%), 메리츠증권 21만원→22만원(4.8%), 신한투자증권 22만원→23만원(4.5%)등이 조정에 나섰다.
목표가 조정은 최대 실적과 더불어 올해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 수급도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부품 수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선되면서 지난해 4분기에는 중국을 제외한 주요 시장의 공장 가동률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네시스 라인업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확대되고, 전기차(EV) 시장에서도 순항하면서 실적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판매 차량의 '고급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2.01 ymh7536@newspim.com |
삼성증권은 현대차의 1대당 영업이익은 도요타를 넘어서기 시작했고, 최대 시장인 미국내 평균 잔존가치도 코로나 이전 40~45%에서 현재 50~55%로 일본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쟁심화 우려에도 미국에서 향상된 잔존가치와 높아진 선진국 판매 비중이 수익성을 유지해줄 전망"이라며 "배당과 신기술 투자가 가능한 펀더멘털을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주가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당초 시장은 현대차의 지난해 주당배당금(DPS)이 4500원(배당수익률 2.6%)수준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현대차의 실제 DPS는 7000원(배당수익률 4%)이었다. 현대차는 작년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50% 증가한 주당 6000원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2022년 연간 배당은 중간 배당 1000원을 포함해 역대 최대인 주당 7000원으로 책정됐다.
현대차는 주주가치 증대와 주주 신뢰도 향상 차원에서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 중 발행주식수의 1%에 해당하는 주식 소각도 결정했다.
자사주 277만주를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자사주 중 발행주식수의 1% 규모로 총 3154억1545만원어치다.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주들이 지니고 있는 기존 주식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다음달 2월 3일 소각에 나설 계획이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함께 발표된 배당 및 자사주 소각 정책은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