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한때 건강한 먹거리로 각광받던 식물성 대체육의 인기가 뚝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미국에서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푸드 등 업체들이 주요 외신의 주목을 받았고 채식주의자와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큰 소비자들도 식물성 대체육에 열광했다.
주요 마트에서 판매를 시작한 이들 대체육은 맥도날드, 버거킹, 피자헛 등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와 협업한 신메뉴로도 재탄생됐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시범 사업에 그쳤다.
지난 2021년 11월 미국의 8개 매장으로 시작해 지난해 2월 중순까지 600개 매장으로 늘린 맥도날드의 비욘드 미트 협업 시범 사업 메뉴 '맥플랜트'의 경우 그 해 7월 말에 판매를 중단했다.
맥도날드의 '맥플랜트' 버거와 프렌치프라이. [사진=블룸버그] |
CNBC에 따르면 시범 판매 초기였던 지난 2021년 12월만 해도 매장당 평균 70개가 팔리던 맥플랜드 메뉴는 시간이 지날 수록 판매량이 감소했다.
당시 정확한 제품 판매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투자은행 BTIG의 피터 살레 애널리스트는 맥도날드의 테스트가 "실망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랜차이즈 협업 사업 실패에 식료품 등 소비자 물가 급등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지난해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의 주가는 80% 폭락했다. 임파서블 푸드는 지난해 두 번의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지난 10월에만 전체 인력의 6%를 해고했다.
전문가들은 식물성 대체육 판매 전략의 근본적인 오류가 육류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똑같게 만드려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미 오리건대학교의 스티븐 잔 마케팅 교수는 채식주의자와 환경 보호에 관심이 큰 소비자들이 단순히 식물성 대체육을 선호할 것이란 생각은 잘못됐다고 말한다.
그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육류를 흉내냈다는 것 자체가 소비자로 하여금 진짜인지 여부를 생각해보게 한다"며 "'우리의 제품은 진짜 고기와 흡사하다'는 식의 마케팅 문구는 많은 소비자들에 '인공 고기'란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욘드 미트의 소시지 제품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식물성 대체육이 건강한 식품인지도 애매하다. WP는 식물성 재료들로 고기의 맛을 내려다보니 "색소와 많은 첨가제를 포함한 '극도로 가공된 식품'일 것이란 소비자들의 인식을 피하기 어렵다"며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층은 동시에 가공되지 않은 건강한 식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식물성 고기라고 해서 가격이 착한 것도 아니다. 미국의 싱크탱크 굿푸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의 평균 가격은 일반 소고기 보다 2~4배 더 비싸다.
한편 식물성 대체육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도움이 된다. 전 세계 연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5%가 가축 농장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고기의 단백질 100g이 대기권에 보내는 온실가스 규모는 25kg인 반면 같은 단백질양의 두부는 1.6kg를 배출한다. 식물성 대체육이 일반 고기보다 적게는 40%에서 최대 90%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는 설명이다.
WP는 식물성 대체육 업계가 판매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처럼 스테이크, 소시지를 흉내낸 고도의 가공식품을 판매할 것인지, 실제 고기와 맛과 모양은 다르지만 건강한 채식이라는 옵션으로 소비자층에 다가갈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