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올해 '연착륙'(soft landing)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지만 이코노미스트 10명 중 6명은 올해 미국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착륙이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 목표치인 2% 달성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하면서 급격한 경기 침체나 실업증가를 야기하지 않고 성장 둔화란 부드러운 경기 하강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WSJ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재계와 학계 이코노미스트 7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 내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률은 61%로 나타났다.
미국 여성이 생활용품점 '달러트리'에서 식료품을 구입하고 있다. 2018.08.30 [사진=블룸버그] |
이는 지난 10월 공개된 3분기 설문 조사 때 63%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 1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비 6.5%를 기록, 6개월 연속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경기 침체 예상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말까지 미 인플레가 3.1%까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설문 때 3.3%에서 0.2%포인트(p) 하향된 전망이지만 여전히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4년 말에야 인플레가 2.4%까지 둔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이치방크의 브레트 라이언과 매튜 루제티 연구원은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들은 일부 진전을 보였지만 근원 서비스 물가 등 일부 지표들과 역사적으로 가장 견고한 노동시장을 보면 연준이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연준이 계속해서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해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균형 상태를 이루게 하고 물가도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 급격한 실업 증가와 침체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Y파르테논의 그레그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주택시장이 모기지 금리 상승과 제조 활동 부진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고 이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신호"라면서 인플레 지속과 긴축적인 금융 조건, 세계 경제 성장 둔화 등이 올해 상반기 미 경제를 '가벼운'(mild) 침체로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침체 수준이 비교적 가볍고,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한다.
설문 결과 올해 1분기 미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0.1% 성장, 2분기에는 0.4%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하고 3분기에는 0%로 정체기를 맞다가 4분기에는 0.6% 성장으로 다시 전환할 것이란 게 이코노미스트들의 평균 응답이다.
연준은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단언했지만 WSJ이 설문한 이코노미스트 중 31%가 4분기에 금리 인하를 점쳤다. 연준이 내년 1분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37%, 내년 2분기에 인하할 것으로 내다본 비율은 8%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