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인 "명절 기준 손님 전보다 20~30% 줄어"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64…통계 작성 후 최저
대형마트 규제 완화 분위기 확산에 긴장감 고조
[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대목 분위기가 한창이어야 할 시장 상인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가 상황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거라는 걱정 때문이다.
시장 상인들은 일반적으로 연휴 시작 3일 전부터를 대목으로 본다. 명절 차례상에 올릴 식재료나 명절 선물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설 명절을 앞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시내 108개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과 농수축산물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설 명절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2023.01.13 mironj19@newspim.com |
하지만 올해는 손님이 줄어 시장 분위기가 평소 같지 않다고 한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인삼을 판매하는 김영백 경동시장상인연합회장은 "명절 기준으로 손님이 전보다 20~30% 정도 줄었다"며 "경기가 안 좋아서 손님들이 선물을 잘 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른바 3고위기(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불리는 경기 상황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물가 상승이 전통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3일부터 나흘간 전국의 전통시장과 인근 대형마트 총 74곳의 상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3.6% 하락한 반면 전통시장은 3.1% 상승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명절 이후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64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1분기(73)와 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2020년 2분기(66)보다도 낮은 수치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중소 유통 상생발전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협약서에 사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영재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부회장,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2022.12.28 yooksa@newspim.com |
여기에 더해 시장 상인들은 대형마트와의 경쟁 심화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 관련 단체들과 대·중소유통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협약 참가자들은 앞으로 대형마트의 영업제한시간·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이 허용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의무휴업일 지정과 관련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강화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까지 고려하는 건 아니라고 공언해왔으나, 이 같은 변화의 바람에 관련 논의가 의무휴업 폐지로까지 확산하는 건 아닌지 상인들은 염려하고 있다.
김영백 상인회장은 "(오프라인) 유통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져 대형마트도 매출이 줄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전통시장은 그중에서도 가장 취약하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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