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5년 전 CB발행 내용 조회공시
"투자회사로 위장한 회사가 자금 인수"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금융당국과 검찰이 쌍방울그룹이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이를 전량 매입한 착한이인베스트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소유 투자회사로 지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쌍방울그룹이 CB발생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쌍방울의 CB를 인수한 곳이 사실상 김 전 회장의 개인회사와 다름없는 페이퍼컴퍼니였지만 쌍방울이 이 같은 내용을 의도적으로 공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영종도=뉴스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수원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2023.01.17 photo@newspim.com |
18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쌍방울그룹이 5년 전 전환사채 발행 허위공시 혐의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는 쌍방울그룹이 지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00억원 규모로 CB를 발행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업계는 추정된다.
특히 김 전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투자회사 착한이인베스트가 2018년 11월 쌍방울이 발행한 3년 만기 CB 1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후 착한이인베스트는 KH그룹 계열사 두 곳으로부터 50억원을 대여받았다. KH E&T(옛 이엑스티)는 2019년 4월 착한이인베스트에 20억원을 빌려줬다. 같은 날 KH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장원테크도 착한이인베스트에 30억원을 대여했다.
같은 해 10월 발행한 CB 역시 김 전 회장의 친인척과 측근이 대표로 있는 '희호컴퍼니'와 '고구려37' 이라는 투자회사에서 매입했다.
검찰은 쌍방울이 CB를 인수한 곳이 사실상 김 전 회장의 개인회사와 다름없는 페이퍼컴퍼니보고 있다. 이 같은 절차를 통해 쌍방울의 부족한 회사 자금을 마련하고,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쌍방울그룹이 형식적으로 CB발행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어려 정황을 살펴볼 때 시세차익을 노린 전형적인 꼼수 발행"이라면서 "법률적 해석에 따라 어려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소액주주들의 피해에 대한 보상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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