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년 두 차례 걸쳐 발행...자금 흐름 추적
김성태-이재명 친분 있다는 법정 증언 나와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북 불법 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쌍방울이 발행했던 전환사채(CB)가 사건의 실마리를 잡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전날 13시간 동안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이르면 오늘 중으로 김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전환사채의 자금 흐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전환사채는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발행 당시에는 채권이었으나 전환가격 이상으로 회사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영종도=뉴스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수원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2023.01.17 photo@newspim.com |
쌍방울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걸쳐 각각 100억원,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2018년에 발행한 전환사채는 페이퍼컴퍼니로 김 전 회장이 최대주주인 착한이인베스트가 전량 매입했다. 2019년 발행한 전환사채는 김 전 회장의 친인척이 소유한 회사에서 매입 후 쌍방울 계열사인 비비안에 매각했다.
검찰은 전환사채를 통해 김 전 회장이 비자금을 마련해 변호사비 대납이나 대북 송금에 썼는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으며 대북 사업권을 따내면서 주가를 부양하려 한 정황이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전환사채와 관련한 허위공시를 한 것으로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2018년부터 2년간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에서 변호사비를 쌍방울이 대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된 사건이다.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2021년 10월 관련 혐의로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며 수사가 진행됐다.
불법 대북 송금 의혹은 김 전 회장이 2018~2019년 나노스(현 SBW생명과학) 등 계열사를 동원해 북측에 640만달러(약 79억원)을 건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자금 흐름을 통해 제기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의 유착 의혹은 신빙성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해왔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저는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도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이 대표 측과의 관계 및 연락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모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서로 가까운 관계였다는 증언이 쌍방울그룹 출신 관계자에게서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사건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를 상대로 검찰 진술조서를 제시하면서 "증인은 당시 조사에서 김성태 회장,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 이재명 경기지사,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가까운 관계였던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변했는데 맞나"라고 물었고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A씨는 김 전 회장이 회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2019~2020년 그룹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대북 지원사업 추진 당시 사업 제안서 작성 업무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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