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하나, 기관영업 확대
우리·농협, 기업대출 집중
신한銀, 준법경영부 신설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시대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시중은행들은 올해 기관과 기업 영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조직의 전열을 가다듬었다. 지난 한해 대규모 횡령사건, 이상 해외송금 사태 등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내부통제시스템도 강화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기관 영업 강화에 나섰다.
(사진=각사) |
국민은행은 기관고객그룹 산하에 기관영업본부를 신설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 금고와 법원 공탁금 보관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기관영업은 수조원대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영업과 전략 강화를 위해 영업그룹 및 기획부문 전무를 부행장급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기관영업 확장과 대외 금융기관 영역 확장을 위해 기존 기관사업본부와 금융기관영업유닛을 각각 기관영업그룹과 금융기관영업부로 격상했다. 지역 영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충청 외에 중앙·영남·호남영업그룹을 분리 신설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신성장기업 발굴과 마케팅 전담 조직인 신성장기업영업본부를 신설했다.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아 미래산업의 주역이 될 신성장기업에 대한 투·융자를 확대하는 등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투·융자를 통한 자금 지원 외에도 기업 컨설팅 등 금융·비금융 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농협은행도 기업투자금융부문 내 투자금융부를 투자은행(IB) 사업부와 프로젝트금융부로 분리해 전략 세분화와 전문성 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기업·기관 영업 강화에 나선 데는 가계대출 축소 영향이 크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92조5335억원으로 전월말보다 5011억원 줄었다. 2021년 말과 비교하면 16조5194억원이나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03조7268조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0.7%(67조8390억원) 늘었다.
또 5대 은행은 내부통제 강화에 한 목소리를 냈다. 작년 연달아 터진 횡령사고, 이상 해외송금 사태 등에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 강화를 선언한 터다.
국민은행은 소비자보호본부를 그룹으로 격상하고, 이상징후 해외송금의 선제적 차단을 위해 '외환거래 모니터링' 전담팀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내부통제 체계 혁신 컨트롤타워인 준법경영부를 신설했다. 한용구 신한은행장은 최근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많은 후배들이 은행을 떠나고 다신 금융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는 중징계를 받았다"며 "모든 조직과 인프라를 투입해서 내부통제와 더불어 소비자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내부감사 조직인 검사실의 기능 중 본부조직 감사 기능을 분리해 '본부감사부'를 신설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신년사에서 "위험을 통제하는 시스템과 제도를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며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윤리의식과 준법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은행도 최근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시스템을 도입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