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회장 후보서 외부인사 비공개
BNK 금융 이팔성·김창록 하마평
우리금융 조준희·기업 정은보 거론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금융권에 낙하산 인사가 본격화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낙점된데 이어, 다음 날인 13일 BNK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18명을 확정하면서 외부 인사 9명을 비공개하면서다. 남은 금융권 수장 자리는 BNK금융지주를 비롯해 우리금융지주, IBK기업은행 등이다.
BNK금융은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최고경영자 후보군 18명을 확정했다. 임추위는 내부 CEO 후보군 9명의 명단은 공개했지만, 외부 자문기관에서 추천받은 외부 CEO 후보군 9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금융·BNK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사) |
금융권에서는 외부 CEO 후보군 9명에 이팔성(78)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당시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지지 의사를 밝히며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임 연령을 70세로 제한한 일반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는 오를 수 없는 만큼, 나이 제한이 없는 BNK금융 회장 자리로 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내부 승계로 회장직을 선임토록 규정한 BNK금융이 경영승계 규정을 바꿔서 외부 인사도 회장 후보군에 포함되도록 하면서,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이 회장 자리로 올 것이란 의구심이 커졌다.
기업은행도 내년 1월 2일 임기가 종료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후임으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 부위원장 등 관료 출신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BNK의 경우 이사회 규정까지 바꿔 외부출신 최고경영자(CEO) 임명을 준비하고 있고, 기업은행은 직전 금융감독원장의 행장 임명이 유력하다는 설이 있다"며 "두 기관의 공통점은 그 배후에 '모피아'들이 있다는 소문이다. 금융노조는 10만 조합원 단결 대오로 낙하산 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임펀드 사태에 따른 문책 경고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지면서, 우리금융 회장 자리에도 낙하산 인사가 올 수 있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의 구두개입설도 흘러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을 불러 모아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의 선임이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금융 회장 후보 하마평에는 이명박 정부 때 기업은행장을 지낸 조준희 전 YTN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오르내린다. 조 전 사장은 윤석열 정부 대선 캠프에서 직능본부 금융산업지원본부장으로 활동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