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Y·QQQ서 11월 30일 대규모 자금 유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발언으로 증시가 반등한 기회를 틈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 상당수가 보유 물량을 덜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파월발 상승장이 연출된 11월 30일 대표 주식 ETF 2곳에서 80억달러 자금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500개의 대형 및 중형 미국 주식으로 구성된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ETF 트러스트 ETF(SPY)에서 이날 하루 58억달러의 자금을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이후 최대 자금 유출액이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나스닥 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에서도 같은 날 21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돼 7월 이후 최대 유출액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월 의장은 30일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이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는 데 충분한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시기는 빠르면 12월 회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는 11주래 최고치로 랠리를 연출했고, 연준의 금리 상승으로 주식 투자 손실이 커지던 투자자들은 이날 지수 상승을 확인하자마자 차익실현을 결정한 것이다.
ETF 데이터 제공업체 베타피 리서치대표 토드 로젠블루스는 "투자자들이 미 증시 급반등을 이용해 대형주 투자 단기 이익 실현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이 어려운 한 해였지만 시장은 4분기 들어 연준의 피봇(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감에 반등 중이며, 투자자들은 시장 컨센서스가 확인될 때 매도에 나서곤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SPY와 QQQ에서 유출된 자금은 총 110억달러 이상으로 2020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밖에 미국 가치주에 투자하는 최대 ETF인 뱅가드 밸류 ETF(VTV)에서도 30일 하루 동안 19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고, 이로써 11월 한 달 동안 유출 자금은 60억달러가 넘어 역대 최대 월간 유출액을 기록했다.
왈라치베스캐피털의 모힛 바자즈 디렉터는 일부 투자자들이 12월 연준의 금리 결정을 기다렸다가 연말 포트폴리오 변경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선물 시장은 12월 13일~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50bp 인상될 가능성을 79.4%, 75bp 인상될 가능성을 20.6%로 보고 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