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1일 서명운동 시작 '장외투쟁' 돌입
李 "진실 침몰 안 해…촛불이라도 들어야 하나"
"촛불집회, 개인 참여일 뿐 집단 움직임은 아직"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앞세워 '윤석열 정권퇴진'의 칼날을 빼들었다.
정부·여당에 대한 국정조사 및 특검 수용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당내에선 탄핵, 퇴진과 같은 목소리가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5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 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22.11.05 leehs@newspim.com |
지난 9일 민주당 내 '10·29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의원 모임'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29 참사의 최종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우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임에는 안민석 의원을 비롯해 이학영, 도종환, 홍익표, 박주민, 이재정, 강민정, 김남국, 김승원, 최강욱, 황운하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20명과 무소속 민형배 의원 등 총 21명이 참여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또한 지난 7일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협조를 촉구하며 '촛불'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 대해) 진지한 애도가 있어야 한다"며 "숨기려고 하지 말라. 숨긴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촛불을 들고 다시 해야겠나"라고 말했다.
게다가 민주당은 지난 11일 범국민서명운동 카드를 꺼내들며 장외투쟁 전면전에 돌입한 상황. 이 대표는 이날 "지금 즉시 국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직접 요청하고 국민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 범국민서명운동에 민주당이 나서겠다"고 밝힌 후 여의도역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서명운동 발대식을 진행했다.
이같은 민주당의 '장외투쟁' 모드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정이 맞는다면 주말 촛불집회는 개인적으로라도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데 국회 일정이 바쁜 상황"이라며 "온라인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기획 중이다. 살아생전 희생자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얼마나 안타까운 죽음인지 기억하는 게 진정한 추모인데 현재는 그런 과정들을 빼앗기지 않았느냐"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22.11.11 pangin@newspim.com |
다만, 일각에선 강경 노선이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퇴진운동' '촛불항쟁' 등에 대해 당내에서 논의된 바 없으며 의원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고 선 긋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의 '촛불집회'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그 부분은 논의된 바 없다. 각각 당원이나 의원들 개인이 하는 선택의 문제에 대해 특별히 금지하거나 혹은 권유하거나 그럴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강경론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해하는 맥락이지만, 그렇다고 당 전체 입장인 것처럼 언론에 비춰져선 안 된다"며 "특히 촛불집회, 탄핵과 같은 부분은 당내에서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문제"라고 딱 잘라 말했다.
서울 지역구를 둔 재선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퇴진운동은) 여당이 국정조사를 계속해서 거부하거나 진상규명을 회피하거나 사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 하면 그때 가서 다음 스텝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며 "(촛불집회 참여는) 개인적으로 하는 거 같다. 집단적으로 참여하려는 움직임은 당내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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