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한국경제학회, 국제컨퍼런스 개최
"물가 안정 기조 공고히 해야"
24일 금통위 열고 기준금리 논의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미국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1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은과 한국경제학회가 공동으로 연 국제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과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도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긴축적 통화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물가 안정 기조를 공고히 하고 인플레이션 수준을 낮추는 것은 여전히 한국은행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이달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은 유력하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5.7%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2.08.25 photo@newspim.com |
이 총재는 한은 당초 전망보다 인플레이션이 높게 발생한 요인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됐던 미국 금리 인상을 꼽았다.
이 총재는 "여러 주요 중앙은행과 마찬지로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한은 전망은 체계적인 오차를 나타냈다"며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에 따른) 하반기 이후 원화가치 절하와 에너지가격 추가적 상승이 결합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한은이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비은행 부문 금융 안정을 꼽았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린 영향으로 은행 예금 금리도 상승했고 이에 따라 자금 흐름이 비은행 부문에서 은행 부문으로 쏠리는 현상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비은행 부문에서 금융 안정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다"며 "고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긴축 하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이런 자금 흐름을 비은행 부문으로 어떻게 환류시킬 것인가는 한은이 당면한 또 하나의 정책적 이슈"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한국경제 공급망 다변화와 일부 산업에 치중된 산업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정점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7.7% 오르며 지난 9월(8.2%)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예상치(7.9%)보다 물가 상승률이 낮게 나오며 물가 정점론이 고개들 들고 있다.
아울러 유가와 곡물가 등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6.3% 오르며 시장 예상치(6.5%)를 밑돌았다. 또 지난 9월 근원 CPI 6.6%보다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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