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인도가 왜 없지"
광산구 "법적으로 문제 없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시민은 차가 쌩쌩 다니는 곳으로 걸어 다니는 데 정류장만 만들면 다 해결되는 건가요."
광주 광산구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던 비아동 호남고속도로 상행선이 최근 개통했지만 비아정류장으로 가는 길이 보행로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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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6일 오후 광주 광산구 비아동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구간 비아정류장 인근으로 차량이 지나고 있다. 2022.11.07 kh10890@newspim.com |
<뉴스핌>이 지난 6일 찾은 비아정류장 인근에는 화물차 3대가 불법 주차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채 정류장으로 걸어야 하는 아찔한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비아정류장으로 들어서는 굴다리 통로는 폭이 3.5m에 불과해 차량 1대가 들어서면 시민들은 벽에 바짝 붙어서 몸을 숨겨야 했다.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비아정류장에서 만난 유대현(31) 씨는 "비아정류장이 새로 생겼다는 소식에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인도가 없어서 차량이 바로 옆으로 지나다니는 차도로 걸어와야만 했다"며 "게다가 화물차들이 한쪽 차선을 다 차지하고 있어서 길지도 않은 거리를 건너는 데 아찔한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광주시가 정류장을 만들었다는 생색만 내고 이용객들의 안전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보행권은 보장해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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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6일 오후 광주 광산구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구간 비아정류장으로 향하는 굴다리 통로에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폭이 3.5m인 통로에는 차량이 진입하면 이곳을 지나는 시민은 벽으로 몸을 최대한 밀착해야 한다. 2022.11.07 kh10890@newspim.com |
첨단시민 박주영(68) 씨는 "차가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데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냐"며 "집이랑 가까워서 와봤는데 앞으로는 시간이 조금 더 걸려도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첨단, 비아, 수완, 신창동 일대 광산구 주민들은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고속버스를 타려고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을 이용해야 했지만 지난달 24일 정류장이 개통함에 따라 불편을 덜 수 있게 됐다.
이에 광주시는 연간 6만여 명이 터미널 이동 시간을 포함해 1시간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비아정류장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없어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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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6일 오후 광주 광산구 비아동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구간 비아정류장이 한산하다. 2022.11.07 kh10890@newspim.com |
비아동 주민 김신영(59) 씨는 "서울에서 내려올 때면 비아정류소에서 내렸는데 상행선으로 정류장이 따로 있는지는 전혀 몰랐다"며 "안내 표지판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용객들이 위험에 놓여있음에도 광주시는 관할이 아니라고 떠넘기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올해는 시범 운행으로 운영하고 미비한 점은 내년 예산에 보완하려고 한다"면서도 "다만 굴다리는 처음부터 구조 자체가 그렇게 돼서 개선은 어렵지만 표지판 등으로 안전조치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인도가 없이 차도만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인도가 왜 없는지는 구청이나 다른 부서에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광주 광산구청 도로시설팀 관계자는 "상행선 개통으로 이용자들이 늘어나다 보니까 보도의 설치 요구사항 늘어나고 있다"며 "원래는 정류장이 생기기 전 기반 시설이 같이 생겨야 하는데 정류소만 생겨서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도 자체도 도로에 포함되는 거라 법적으로 인도를 개설해야 한다는 것은 없다"며 "화물차 불법 주정차 문제는 교통과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비아정류장에서 서울, 동서울, 인천, 수원 등 9개 노선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일 59∼63회, 주말 75∼86회를 시범 운행하고 12월부터는 용인, 천안, 청주 등 7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kh108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