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일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서 관함식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한국 정부가 다음달 6일 일본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공식 참석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미국 국방부는 한미일 3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 국방부 마틴 메이너스 대변인는 27일(현지시각) 한국이 내달 일본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해군 선단을 보내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이 최근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8일 보도했다.
인도양에서 훈련 중인 일본 해상자위대의 헬리콥터모함 '카가'에 전범기인 '욱일기'를 달고 있는 자위대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메이너스 대변인은 이날 "구체적인 행사에 대해 논평할 게 없다"며 "다만 오스틴 국방장관과 일라이 래트너 차관보가 이번 달에 한국, 일본 측과 삼각 안보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대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변인은 이와 관련 지난 6일 한미일 관리들 간 전화통화와 지난 1일 미국과 일본, 호주 국방장관 회동 후 발표한 보도자료를 참고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6일 래트너 차관보, 허태근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마스다 카즈오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 간 전화통화 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3국 국방당국자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역내 안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3각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또 지난 1일 오스틴 국방장관과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일본 방위상,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 회동 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3국 장관들은 인도태평양의 안정과 번영을 지탱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단계를 함께 밟아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달 6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열리는 관함식은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 행사의 일환이다. 올해 심포지엄에는 미국뿐 아니라 호주, 영국, 프랑스 등 30여 개국이 참석한다.
VOA는 한국 내에서 주최국인 일본의 해상자위대가 과거 제국주의 일본이 쓰던 '욱일기'와 유사한 깃발을 쓴다는 이유로 관함식 참석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관함식은 국가의 원수 등이 자기 나라의 군함을 검열하는 것으로 관함식에 참석하는 외국 함정은 주최국의 주빈이 탑승한 함정을 향해 경례를 해야 한다. 문제는 일본의 해상자위함기가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와 같은 모습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이다.
한국 해군이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지난 2018년 제주도에서 진행된 국제 관함식에는 일본이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욱일기 대신 일장기를 게양하라"고 요청했으나 이에 반발한 일본 해상자위대가 최종적으로 관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선 2002년과 2015년에는 한국 해군이 일본 관함식에 참석했으며, 일본은 1998년과 2008년 한국 관함식에 참석한 바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이번 관함식에 전투함이 아닌 최신예 소양급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t급)을 보낸다는 방침이다. 소양함은 오는 29일 진해항을 출항해 내달 1일 일본 요코스카항에 입항할 예정이며, 6일 국제관함식 본행사에 참가한 후 참가국 함정들과 7일까지 연합훈련을 한다.
연합훈련은 조난·화재 선박에 대한 수색 및 구조를 위한 인도주의적 차원으로 진행된다. 국방부는 우방국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을 제고함으로써 역내 해양 안보 협력에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날 일본 관함식에 참석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가지는 안보상의 함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욱일기 논란에 대해서는 "일본의 욱일기와 자위함기는 다른 형태이며, 자위함기는 국제사회에서 정식으로 수용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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