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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위기, 해법은] ⑤"정부, 관련 정보 빨리 수집해 기업과 공유해야"

기사입력 : 2022년10월21일 14:10

최종수정 : 2022년10월27일 13:39

"IRA 사전 정보 입수 실패 아쉬워"
"미·중 사이 모호한 입장 피해야" 의견도

세계 주요국들이 '경제 안보'를 내세우면서 WTO 체제하의 자유무역 체제가 끝나가고 있다. 이들은 원자재나 연료, 미래 산업을 위한 기술 등을 무기로 삼아 철저하게 '자국 중심주의'로 향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소재와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는 '공급망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고, 이미 그런 조짐도 보이고 있다. 뉴스핌은 이번 기획을 통해 세계 경제 헤게모니 재편 상황에서 나타난 '공급망 위기'의 심각성과 대응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주요국들의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 경제와 산업이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느때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주요 교역국들의 제도 변화 움직임을 정부가 발빠르게 파악하고, 이런 정보를 기업들과 공유하며 신속하게 대응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언이다.

[공급망 위기, 해법은] 글싣는 순서

1. 미·중 싸움에 등 터지려는 '한국 경제'
2. 中투자 막힌 삼성·SK 반도체...돌파구는
3. 현지 생산 아니면 차별...한국 전기차 대응은
4. "바이오도 미국이 다 하겠다"…'K바이오' 갈 길은
5. "정부, 관련 정보 빨리 수집해 기업과 공유해야"

21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중국, EU 등 주요 교역국들은 공급망 주도권을 위해 법이나 행정명령 등 정부 차원에서 제도를 마련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반도체 과학법, 바이오 행정명령, EU의 원자재법(RMA),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나 수출 제한 규정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뉴스핌] 전경련은 28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미국 공급망 재편전략과 한국의 대응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미국發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에서 한국의 대응방향을 점검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2022.09.28 photo@newspim.com

다시 말해 한국 기업은 물론 정부마저도 이를 바꾸거나 막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선진국들의 정책 방향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빠르게 파악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의 IRA와 관련한 정부의 초기 대응에는 아쉬움과 함께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최근 기고를 통해 "수많은 입법을 다 챙길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우리 수출에 불리한 입법은 빨리 파악해 대처해야 한다"며 "(IRA와 관련된) 사전 정보 입수에 실패했다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안 서명 이후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봐야 소용이 없고, 모든 불이익은 우리 업계가 감당해야 한다"며 "중간선거 이후 있을 미국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에서 이도저도 아닌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중심의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참여해 기회를 만들면서 점진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로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부분이 속한 미국 중심의 경제·정치 블록에서 이탈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의존적 무역구조에서 야기되는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하는 전략적 상황에 처해 있다"며 "▫우리나라는 사실상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입장을 취하면 표면적으로는 중립에 가까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 지속적인 의견조율을 통해 미국이 동의하면서 우리나라의 이해도 반영하는 원칙 도출이 필요하다"며 "비용적인 측면을 감안할 때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급격하게 낮추는 것보다는 점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공급망 강화를 위해 기술인력 양성과 기술거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규석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중 패권경쟁이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 전반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그 영향이 국제질서 재편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세계 주요국들은 패권경쟁의 승패를 판가름할 열쇠를 기술로 판단하고,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디지털 전환과 인구감소로 인해 과학기술인력의 질적·양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기술인력 양성과 대기업·중소기업 기술거래 활성화 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국내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정부의 발빠른 정보 수집과 공유 및 소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박가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업 대상 설문 결과를 토대로 "정부는 선복 확보, 물류비 지원과 같은 정책・금융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수입 의존도가 높고 중요한 품목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고 관련 이슈와 환경 변화를 업계에 공유하여 기업들이 위기 요인을 적시에 감지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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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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