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복지

속보

더보기

[르포] 키오스크 마주한 어르신 "알려줘도 어려워, 반복 교육 필요"

기사입력 : 2022년10월17일 14:33

최종수정 : 2022년10월17일 14:33

서울시, 어르신 키오스크 현장 교육
"1회로는 부족해...반복 교육해야"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키오스크? 불편해서 사용 안 한다. 오늘 배운 거 잊어버리지만 않으면 사용할 텐데...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금방 잊어버린다."

17일 동묘역 롯데리아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 무인단말기) 앞에는 어르신 40여명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기다란 화면 앞에 선 어르신들의 검지는 길을 잃은 아이처럼 화면 위를 헤맸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활동가로부터 키오스크 교육 받는 어르신들 2022.10.17 mrnobody@newspim.com

대한어머니회 소속 어르신 활동가들은 연신 "햄버거 누르시고", "카드 꽂고"를 외치며 스크린 위에서 망설이는 어르신들의 '손가락 길잡이'가 돼 주었다.

서울시와 대한어머니회가 '디지털 약자'인 어르신들을 위해 찾아가는 키오스크 교육을 진행 중이다. 어르신들이 어르신 활동가의 도움을 받아 패스트푸드 등 상점을 함께 찾아 키오스크로 메뉴 선택부터 결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차근차근 체험해 보는 방식이다. 이른바 '노노(老老)교육'이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조규순(77세) 씨는 "나이 먹어서 이렇게 배울 기회가 있어서 좋다. 지금은 인터넷 뱅킹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면서 "원래는 기계(키오스크)만 서 있는 곳은 안 가고 사람 있는 곳만 갔는데, 이번 기회에 도전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기차표 예매라든가 유튜브 사용법 같은 것도 교육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에 224번 영수증을 들고 있던 김봉순(78세) 씨는 "직접 해보니까 기분 좋고 재밌다"며 "다음에는 혼자와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참석자 중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메뉴인 ▲새우버거 ▲모짜크림치즈볼 ▲오렌지를 주문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활동가로부터 키오스크 교육 받는 어르신들 2022.10.17 mrnobody@newspim.com

반면에 아직도 '폴더폰'을 사용할 정도로 평생 디지털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이정자(86세) 씨는 일회성 교육 효과에 회의적이었다.

그는 "배우면 좋긴 한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금방 다 잊어버린다"면서 "오늘 한번 배운다고 어떻게 알겠나. 여러 번 반복해서 교육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수자(82세) 활동가 또한 "반복이 중요한데 일반 가게에서는 뒤에 눈치가 보여서 시도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다"라며 반복의 중요성 및 반복할 수 있는 환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을 맡은 어르신 활동가들은 전문 강사로부터 약 2달간 키오스크 교육 특별훈련을 받았다. 사물실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놓고 강사의 지도 하에 수십 차례 직접 스크린을 터치하고 혼자서 익히는 시간도 가졌다. 덕분에 활동가 어르신들은 남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키오스크 전문가가 됐다.

박양우(64세) 활동가는 "이제는 친구들을 만나 영화관을 가거나 음식을 먹을 때 제가 친구들 주문까지 대신 해주는 '리더'가 됐다"며 교육에 대한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에 오늘 현장 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은 이날 1회 교육 이후 다음 교육은 기약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교육 또한 어르신이 스스로 전 과정을 진행했다기보다는 옆에서 도와주는 활동가가 지시하는 대로 움직인 것에 가까웠다.

이승민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선 의미있는 어르신 일자리 창출, 또래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해당 디지털 격차 해소 사업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면서도 "반복이 아닌 일회성 교육이라는 점에 있어 디지털 격차라는 목표 달성에 있어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Mrnobod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