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2009년 이후 '노조 상대 손배소·가압류' 분석
약 14년간 총 151건·73곳 소송 제기…청구액 2753억
1심 이상 판결 선고 73건 중 49건 인용…인용률 67.1%
선고사건 청구액 914억 중 350억 인용…인용률 38.3%
민주노총 상대 소송 141건·94% 차지…한국노총 7건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정부나 기업이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결과 67%(부분인용 포함)가 인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원고 승소율이 67%나 되는 셈이다. 손해배상 청구액 기준으로 보면 38.3%에 대해 노조측의 책임을 인정했다.
최근 하청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입법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향후 노조측의 무리한 불법 파업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고용노동부는 지난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기업·국가·제3자가 노동조합·간부·조합원을 상대로 제기된 손배소송 및 가압류 사건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1차)를 발표했다.
◆ 14년간 노조 상대 손배소 151건…1건당 평균 청구액 18억
고용부 조사에 따르면, 조사기간 발생한 손배 소송은 총 151건(73곳), 청구액은 2752억7000만원에 달했다. 1건당 평균 청구액이 18억2317만원 수준이다(표 참고).
이중 1심 이상 판결이 선고된 사건은 총 73건이다. 이 중에서 49건(67.1%)이 인용됐으며, 24건(32.9%)는 기각됐다. 인용된 사건(49건) 중 전부인용은 10건(20.4%)이며 나머지 39건(79.6%)는 부분인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법원이 인정한 인용액은 총 350억1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청구액 913억8000원 대비 38.3%이며, 인용사건 청구액(599억5000만원) 대비로는 58.4%를 차지했다.
[자료=고용노동부] 2022.10.04 swimming@newspim.com |
현재 24건(13곳)은 소송이 진행중이며, 청구액은 총 916억5000만원이다. 1심의 경우 12건(9곳, 청구액 756억2000만원)의 사건이 진행되고 있으며, 2·3심은 12건(4곳, 청구액 160억3000만원)이 진행중이다.
종결된 사건은 127건(64곳)이며 청구액은 1836억2000만원이다. 종결 사유로는 '판결 확정'이 61건(48.0%)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소취하 51건(40.2%)', '조정·화해 15건(11.8%)'이 뒤를 이었다.
또 2·3심이 진행 중인 사건(12건) 중 전심에서 기각된 사건(손배책임 부정)은 1건, 인용된 사건(손배책임 인정)은 11건(전부인용 2건)으로 인용율 91.7%, 인용액 7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 청구액(160억3000만원) 대비 46.8%, 인용사건 청구액(159억7000만원) 대비 47.0% 비중이다.
판결확정으로 종결된 사건(61건) 중 기각된 사건의 경우 23건, 인용된 사건은 38건(전부인용 8건)으로 인용율 62.3%, 인용액 275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총 청구액(753억5000만원) 대비 36.5%, 인용사건 청구액(439억8000만원) 대비 62.6%를 차지한다.
◆ 노조 상대 가압류 30건·246억 규모…인용률 70% 수준 높아
같은 기간 가압류 사건은 7곳에서 총 30건 발생했으며, 신청액은 총 245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 중 기각된 사건은 9건, 인용된 사건은 21건으로 인용률 70%를 보였다. 인용액은 187억9000만원이다. 고용부는 현재 본안소송 종결 등으로 모두 해제된 것으로 파악했다.
민주노총이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원청 사용자성 인정! 손배가압류 철회! 노조법 개정! 하이트진로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사진=방보경 인턴기자) |
손배소송의 분포를 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상대로 제기된 사건이 142건으로 전체 소송건(151건)의 94%를 차지했다. 청구액(2742억1000만원)의 경우 전체 99.6% 비중을, 인용액(349억6000만원)은 99.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민주노총을 상대로 진행 중인 사건은 22건(쌍용차·현대차·CJ대한통운·현대제철·대우조선해양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상대로 제기된 사건은 7건이며, 진행 중인 사건은 2건에 그쳤다.
소송 대부분은 기업이 소속 근로자를 상대로 제기한 경우가 54.1%로 가장 많았다. 원청이 하청 근로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경우도 25.5%에 달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차, 현대제철, 금호타이어는 사내 하청노조를 상대로 손배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화물연대를 상대로 제기했으며, 현대차도 2010년과 2012년 사내하청노조 파업 등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
◆ 소송 상대는 조합 간부가 절반…일반조합원도 22% 차지
소송 상대는 조합 간부를 대상으로 한 경우가 49.2%로 가장 많았고, 노동조합이나 일반조합원을 상대로 제기하는 경우는 각각 24.6%, 22.3%으로 나타났다.
한편 고용부는 이번 조사 시점을 2009년으로 잡은 배경에 대해 "진행 중인 사건 중 2009년에 제기된 쌍용차 사건이 가장 오래된데다, 2008년 이전 소송은 관련 자료 부족 등으로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소송 현황을 아카이브(손잡고 운영사이트)를 기본으로 한국노총 법률원과 언론·지방관서를 통해 추가 파악했다. 더불어 이번 조사에서 청구원인은 '불법쟁의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에만 국한되지 않고, 명예훼손이나 모욕, 상해, 손괴 등에 의한 손해배상도 포함된다.
고용부는 "현재 청구원인(행위)별 현황 및 판결 내용 등을 분석 중에 있으며, 신속히 마무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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