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가 중국 증시로까지 번지면서 투자자들의 투심을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투자 기회를 찾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중국 경제를 지탱해 온 소비가 침체하고 수출마저 둔화세를 이어가면서 인프라 투자가 경제 성장과 증시 반등을 이끌 키워드로 부상했다. 실적 면에서도 양호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고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이 18일 보도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소매 판매액은 3조 6258억 위안(약 720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의 2.7%와 시장 전망치인 3.5%를 웃돈 것으로, 중국 당국이 강력한 소비 진작 조치를 취한 덕분이다.
다만 수출 증가세는 크게 둔화했다. 중국의 8월 수출 증가율은 7.1%로, 7월의 12.8%보다 5%p 낮아졌다.
다수 기관은 '안정적 성장'이 연초부터 현재까지 A주 최대 '테마'가 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신형 인프라'가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2018년 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신형 인프라' 개념이 처음 등장한 이후 관련 부대 정책이 잇따라 출범, 개념의 정의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매체는 짚었다.
신형 인프라란 교통·운수 등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인프라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5G네트워크,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과 관련된 인프라를 가리킨다.
하이퉁(海通)증권연구소 통신업계 전문 수석 애널리스트 위웨이민(餘偉民)은 "2020년부터 펜데믹이 시작된 가운데 중국 정부는 신형 인프라 건설 및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 왔다"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 국무원 상무회의, 공업정보화부 등이 5G 육성 관련 회의를 여러 차례 개최하며 신형 인프라 건설 및 투자 촉진을 거듭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형 인프라 중에서도 5G 인프라· 빅데이터 센터 등을 중심으로 한 세부 발전 조치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단계별 목표를 제시한 계획 문건들도 발표됐다"며 "'14차 5개년 정보통신업계 발전 계획', '14차 5개년 디지털경제 발전 계획' 등이 나온 데 이어 올해 2월부터는 컴퓨팅 인프라 고도화를 국민 경제 발전의 중요 인프라로 간주한 '동수서산(東數西算)' 공정을 본격 가동했다"고 전했다.
'동수서산'이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또 하나의 대공정(大工程·대형 사업)으로, 중국 내 발달 지역인 동부 연해 도시의 데이터를 서부 지역으로 옮겨 처리한다는 신형 인프라 발전 프로젝트다.
디지털 경제 발전으로 데이터 저장·처리·전송·응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동부 지역은 에너지 효율·전력 비용 등 부담으로 대규모 데이터 센터 육성에 어려움을 안고 있는 반면, 서부 지역은 광대역 인터넷망 부족 등으로 동부 지역의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서부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해 지역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동부 지역의 데이터 처리 수요를 해소함으로써 지역 균형발전 및 데이터 경제의 규모화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은 신형 인프라 업계의 성장은 실적에 반영되며 A주의 또 다른 '상승 재료'가 되고 있다.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어닝 시즌 자동차 자동화 및 스마트화, 차량용 통신모듈, 차량용 스마트화 기기 및 설비 등 관련 상장사들이 우수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광케이블 및 해저케이블 업계의 경우 광케이블의 수요 및 가격이 모두 증가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신장됐다.
신형 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섹터 미래를 낙관하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화타이(華泰)증권연구소 전략팀 애널리스트 왕이(王以)는 "올해 1~8월 첨단기술 제조업 및 첨단기술산업 고정자산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0%, 202.2% 늘어났다. 이는 전통 제조업 투자 증가율(14.2%)를 크게 웃도는 것"이라며 "올해 민관협력프로젝트(PPP)에 있어서도 신형 인프라 프로젝트가 전체의 10.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각 지방정부별 연내 신형 인프라 투자 규모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았지만 다수 지방 정부가 발표한 계획 등을 토대로할 때 5G·빅데이터센터·인공지능·산업인터넷·특고압·신에너지차 충전소·고속철 등 분야의 누적 투자액이 2025년까지 15조 위안(약 2975조 4000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향후 3년간 5G 인프라 건설에 1조 1000억 위안, 빅데이터 센터 건설에 2조 7000억 위안, 인공지능 분야에 1350억 위안, 산업인터넷 분야에 1조 3000억 위안, 특고압 분야에 3조 6000억 위안, 신에너지차 충전 인프라에 700억 위안, 고속철 포함 궤도교통에 4조 9000억 위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웨이민은 "정부 지원 정책에 힘입어 신형 인프라 관련 산업이 발전 가도에 있는 반면 A주 테마주 가치는 저평가 돼 있다"며 "디지털화 속도 가속화, 클라우드 컴퓨팅 공급망 수요 회복, 자동차 자동화 및 스마트화 기술 발전에 따라 신형 인프라가 A주 투자자에게 확실한 투자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주(9월 12~16일) 4.16% 하락하며 3126.4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첫 거래일인 19일 오늘 약보합으로 출발해 플러스 반등에 성공했으나 큰 폭의 변동성 장세를 연출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텐센트 증권] 상하이종합지수 최근 5거래일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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