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10년간 한국에서 독보적인 흥행을 이끈 뮤지컬 '엘리자벳'이 파이널 시즌을 맞이했다. 옥주현, 김준수, 박은태 등 초연 멤버들이 모두 모여 레전드 무대를 재현한다.
'엘리자벳'이 현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황후 '엘리자벳'의 드라마틱한 인생에 '죽음(Der Tod)'이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역사적 사실에 판타지적 요소를 결합시킨 매혹적인 스토리로 전 세계를 열광시킨 스테디셀러 대작이다. 라이센스 마지막 무대인 이번 10주년 공연에선 초연의 옥주현을 비롯해 김준수, 박은태 등이 합류해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 아름다운 황후와 '죽음'의 존재감…10년간 '엘리자벳' 이끈 힘
어린시절 자유롭게 자란 시씨(엘리자벳)는 황제 요제프에게 간택돼 황후가 되지만 엄격하고 억압된 황실의 삶에 염증을 느낀다. 요제프의 어머니 대공비 소피는 굳건한 제국을 위해 자유분방한 황후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사건건 간섭한다. 대공비와 대립하며 자유와 사랑을 갈망하던 엘리자벳은 어린시절 마주쳤던 '죽음'과 일생을 함께하며 제국을 떠나 유럽 전역을 떠돈다.
옥주현은 초연 때부터 줄곧 엘리자벳 역을 맡아온 노하우로 안정적인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무대를 장악한다. 어린 시절 시씨가 죽음(신성록)을 마주치고 저도 모르게 이끌린 채 평생을 함께 지낸다는 설정은 이 뮤지컬의 주축이 되는 요소다. 자유로웠던 시절을 평생 그리워한 황후 엘리자벳은 아름다운 자신의 외모만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권력을 향해 갈 수 있는 방법임을 알게 되면서 더욱 외모에 집착한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요제프 역의 민영기는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흔한 남편을 그려내며 국내 관객들의 공감을 산다. 황후 엘리자벳을 살해한 범인이자, 극의 해설자로 등장하는 루케니 역 이지훈은 무대의 앙상블을 직접 이끌고, 관객들과도 소통하며 제 몫을 해낸다. 신성록은 죽음 역으로 황후의 주변을 맴돌며, 그가 진짜로 원했던 자유를 줄 수 있는 초월적 존재로서 매력을 발산한다.
◆ 웅장한 음악·군무로 압도하는 무대…화려한 유럽 뮤지컬 극치
'엘리자벳'은 2012년 초연 당시 단숨에 15만 관객을 동원하고 각종 뮤지컬 어워즈의 상을 석권했으며 10년간 매 시즌 거의 전 회차 매진을 기록, 흥행 전설을 이어왔다. 파이널 시즌 역시 이중 회전 무대와 3개의 리프트, 죽음이 등장하는 11미터에 달하는 브릿지 등 화려한 볼 거리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청중을 압도한다. '나는 나만의 것' '마지막 춤' '그림자는 길어지고' 등 이제는 유명해진 넘버들을 직접 듣는 즐거움도 상당하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베테랑 배우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캐릭터들 외에, '엘리자벳'에는 1차 세계대전을 앞둔 유럽의 시대상도 담겨있다. 허무주의에 빠진 사람들, 몰락하는 제국을 지키려는 왕족, 독립을 요구하는 헝가리와 들끓는 혁명의 파도에 휩쓸린 아들 루돌프까지. 황후 엘리자벳이 평생 '죽음'을 원할 수밖에 없었던 그때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파이널 시즌을 맞은 '엘리자벳'의 리뉴얼 버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오는 11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